▲네팔이동학습 귀환 축하 및 마음나누기를 하는 태봉아이들
김용만
경남 창원의 태봉고 2학년은 지난달 16일부터 16박 17일의 일정으로 네팔 이동 학습을 떠났습니다. 매년 행해온 교육 과정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네팔에서 규모 7.9의 강진이 일어나 아이들은 예기치 못한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남아 있는 사람들대로, 네팔에 있는 사람들은 네팔에서 각각 힘겨움을 겪었습니다.
태봉고 아이들은 지난달 30일 특별기편으로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관련 기사 : 태봉고 학생 등 '네팔 여행객 귀국' 국적기 30일 취항). 이어 6일, 아이들은 정상 등교를 했습니다. 오전 9시, 태봉고의 모든 식구들은 3층 태봉도서관에 모였습니다. '네팔 이동 학습 귀환 축하 및 마음 나누기'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이가 눈물을 보였습니다. 당시의 공포와 다시 친구들을 만났다는 안도감,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며 흘리는 눈물 같았습니다. 분위기가 진정된 후 쏟아진 발언들은 다양했습니다.
우리 나라와 너무 다른 나라에서 겪은 특별한 경험들, 가난한 나라지만 해맑고 순수했던 네팔 사람들, 우리는 탈출했지만 탈출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네팔 사람들, 서로 다독거렸던 시간들,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봐 괜찮다고 SNS에 글을 올렸던 이야기들.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분명히 힘들고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괜찮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제 우리 자신부터 돌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바로 세우고 네팔의 경험을 다시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아이들이 말하는 도중 박영훈 교장 선생님은 연신 눈물을 닦으셨습니다. 한 아이, 한 아이가 소중하고, 보고 싶었다는 말씀을 하시며 눈물을 보이는 교장선생님 곁으로 조용히 눈물을 닦고 계시는 많은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박경화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연예인들이 상을 타면 고마운 사람을 한 명, 한 명 말 하는 것이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여러분, 건강하게 돌아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행정실에 계시면서 여러분들이 건강하게 돌아오라고 기도하며 매일 기숙사 앞을 청소하셨던 선생님, 매일 수 많은 전화와 언론을 상대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여러분을 기다리셨던 교장 선생님. 그리고 여러분들이 보고 싶고 걱정됐지만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여러분을 기다렸던 부모님들, 여러분의 안전을 기원하며 자리를 지켜주셨던 많은 태봉 가족들, 모두 감사합니다. 그리고 2학년 여러분들께는 특별히 말씀드립니다. 건강히 돌아와 주어서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큰 박수 소리가 들렸고, 환호성도 들렸습니다. 그 곁에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계셨습니다.
무사히 돌아온 아이들, 함께 생각을 나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