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연구소인 광주 서구 '호남의 희망'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강성관
- 이번 선거에서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를 22.6%p 차이로 꺾었다. 생각보다 큰 차이라는 평가인데. "이 정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선거 기간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투표율이 높은 50, 60대 장년층의 지지율에서 내가 확실히 앞섰다. 투표율이 높지 않은 20대의 지지율에 가중치를 주다 보니 차이가 덜 나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는 여론조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다. 또 3월 9일 출마선언 이후 약 50일 동안 선거운동을 했는데 계속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지더라. 사실 광주에서 '2번(새정치연합)'에 대한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나를 만나서도 '그럼 2번 찍으면 되는 거지?'라고 묻는 분들도 있더라(웃음).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4번, 4번을 외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 광주 표심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그동안 광주의 일당 기득권 독점 정치, 그리고 광주를 대변하지 못한 정치인들이 이번 선거 승리의 원인이다. 광주 시민들이 회초리를 들었다. 또 문재인 대표가 책임지고 있는 당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겠냐는 의문도 들었을 것이다. 일부에선 이른바 친노에 갖고 있는 반감도 감정적으로 작용했다."
- 4일 문재인 대표가 광주를 찾았다. 재보선 참패 이후 첫 방문이었고, 소회와 다짐을 하고 갔다. 어떻게 평가하나."어찌보면 천정배가 문재인을 불러온 것 아닌가. 그게 메기 효과다. 광주를 찾아 인사한 것을 나쁘다고 평가할 것까진 없다. 다만 광주가 바라는 것과 관련해 어떤 확고한 약속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또 광주와 호남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전도 없었다. 미래지향적인 것은 없었다."
- 이날 문 대표는 "호남에서 누려왔던 일체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심정으로 환골탈태 하겠다"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고장난 유성기(축음기)를 틀어놓은 느낌이다. 새정치연합이 10여 년 동안 매번 광주에 와 하던 이야기다. 물론 문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순 없다. 가깝게는 (김한길·안철수 대표 체제의) 7.30재보선 패배 때도 '뼈를 깎는 심정으로 환골탈태하겠다, 기득권 내려놓겠다'고 했으나 눈곱만큼의 쇄신도 없었다. 양치기 소년이나 다름없다.
문 대표나 당이 어떤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인지, 어떻게 환골탈태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한 내용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 예전에 당에 함께 있던 분이 '새정치연합의 위기의식은 2주일이면 없어진다'고 하더라 이제 1주일 됐으니 1주일 더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번엔 제발 안 그랬으면 한다."
- 천 의원의 당선 후,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친노 패권을 청산해야 한다"며 강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새정치연합이 이렇게 어렵게 된 것은 친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순 없다. 친노 아닌, 이른바 비노는 어떤 쇄신을 했는가. (친노가 아닌 김한길·안철수 지도부가 치른) 7.30재보선은 쇄신을 잘했는데 졌나? 누가, 누구에게 돌팔매질을 할 상황이 아니다.
다만 책임의 경중을 따지자면 문 대표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당의 대표고,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고, 당의 가장 큰 계파의 수장 아닌가. 이번 4.29재보선 공천이 당의 혁신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계기였다. 그런데 낡은 방식 그대로 경선을 치렀다.
경선했으니 그만이다? 그 정도로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다. 광주시민이 원하는 게 경선이면 끝난다는 것인가. 당은 하등의 새로움을 보이지 못했다. 만약 여기에 참신하고 좋은 인사를 냈다면 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틈을 노릴 수 있었을까. 관악을에서도 조금만 다른 후보가 나왔어도 정동영 후보가 출마할 명분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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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위기의식, 2주일이면 없어진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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