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소나무들이 뒤로 서있는 삼의사(三義士)의 묘, 맨 왼쪽이 안중근 의사의 가묘다.
김종성
길은 자연스레 삼의사(三義士)의 묘와 마주했다. 삼의사란 일제에게 사형 당했거나 옥중 순국한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세 의사를 말한다. 1946년 의사(義士) 3인의 유해를 안장한 묘소엔 3개의 묘소와 비석이 있다. 삼의사 같은 분들을 '순국선열'이라고 한다. 순국선열이란 1945년 8월 15일 광복 전에 순국한 독립 운동가를 뜻하고, 애국지사는 살아서 8.15 광복을 맞은 독립 운동가를 뜻한다.
김구 선생은 삼의사 장례식 추모사에서 "그 세 사람을 보낸 나만이 살아 있으면서 아직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니 3열사에 대하여 부끄럽기 한량없고 회한을 금할 수 없다... 지하에 불귀의 손이 된 수만 수천의 동지들의 사심 없는 애국의 지성을 본받아 하루바삐 통일된 우리 정부 수립이 실현되기 위하여 3천 만과 같이 분골쇄신 노력하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3개의 묘소 옆에는 유골이 없는 가묘(假墓)가 있다. 이 가묘는 안중근 의사를 위해 남겨놓은 가묘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게 되어 국내로 운구될 경우 이 가묘에 공식 안장할 예정이다. 안 의사의 유해는 104년이 지난 아직까지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임정 요인의 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인 이동녕과 임시정부 국무장관으로 독립운동을 하다 1945년 9월 중국에서 숨진 차리석, 그리고 임시정부 군무부장을 역임하고 귀국 후 숨진 조성환 선생 등 애국지사 3분의 유해를 안치한 곳이다. 삼의사묘와 마찬가지로 3개의 묘소와 비석이 세워져 있다.
요즘 들어, A급 전범의 후손이기도 한 일본의 아베 총리 같은 정치인들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일제 강점기 때 큰 상처와 피해를 입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에게 용서와 화해는커녕 도를 넘는 극우주의, 자국 이기주의로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효창공원을 국립묘소로 지정하는 것은 시대의 필요성 외에도, 조국의 해방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에게 국가가 예를 다하는 것으로 지극히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해방 혹은 광복을 맞은 지 70년, 효창공원의 국립묘소화는 늦으나마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정신을 잊지 않으며, 지난 역사를 반추하는 좋은 계기와 공간이 될 것이다. 햇살이 유난히 따스하게 느껴졌던 효창공원 나오는 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이 일침처럼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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