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한인들이 위안부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이철호
이번 시위를 준비한 가주 한미포럼 김현정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예상대로 아베는 미 양원 합동연설에서 위안부 강제동원 및 인권침해에 대한 사과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단지 2차대전 중 목숨을 잃고 가족을 잃는 고통을 당한 미국인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는 말로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언급을 마무리짓고 일본이 민주주의와 여성인권을 위해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여성인권을 위해 써달라며 세 곳의 유명대학에 각 5백만달러씩 쾌척하는 통 큰 씀씀이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TPP, 동아시아지역 군사협력이라는 돈보따리를 풀어놓는 아베에게 미국 정치인들은 장시간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내고 그를 스타처럼 대우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날아와서 결국 끝까지 뻔뻔한 책임회피로 일관한 아베의 모습을 바라보셨을 이용수 할머니와, 그 외 모든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의 가슴이 얼마나 찢어질지 생각하면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한편,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에 앞서 워싱턴을 방문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미국 사회에 전했다. 지난 4월 22일자 <워싱턴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할머니는 "청춘을 빼앗은 일본 제국주의에 대해 위안을 주고 싶지 않다"면서 "죽기 전에 아베 총리가 사과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수치심과 공포, 외로움 속에서 47년을 살아왔다고 회고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긴 인터뷰를 담은 이 기사는 일본 대사관 마사토 대변인의 반응도 실었다.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 그동안 수도 없이 사과했다. 우리는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고만 말한다."아베 총리는 미국 방문 내내 정계 경제계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환대는 물론 미 의회의 연설도 성공적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환영을 받았다. 그는 미국 방문을 통해 미일군사동맹을 강화했고, TPP를 통한 미일 경제협력도 강화했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도 이런 내용에 충실했지만, 아베 총리의 말과 행보에 일침을 가한 언론도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4월 29일자 신문에서 아베 총리가 더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는 말을 혼다 하원의원과 플로리다 상원의원의 입을 빌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4월 30일자 신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수상의 미 의회 연설은 미일군사동맹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일본군국주의 시절 행동에 대한 사죄는 불충분했다"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