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재보선 참패한 한나라당 분위기는...2011년 4.27 재보선에서 '분당을' 등 전략지역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한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을 거세게 성토하는 등 지도부 책임을 물었다. 이를 보도한 <조선일보> 2011년 4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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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패배한 새정치연합의 공동대표 김한길, 안철수는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 뿐 아니다. 4.29 재보선과 유사했던 2011년 4.27 재보선은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났다. 한나라당은 성남 분당을, 전남 순천, 강원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고 유일하게 경남 김해을에서 승리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성남 분당을은 51%(손학규) vs.48%(강재섭), 강원지사 51%(최문순) vs.46.6%(엄기영) 차이로 졌다. 이번 4.29 재보선 1, 2위 표차와 비교하면 매우 아깝게 패배한 것이다.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는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2011년 4월 28일, 선거 이튿날 한나라당은 어떠했나. 누가 공천을 했는지, 지도부는 언제 물러날 것인지 등을 놓고 고성이 오갔다. 당 지도부 회의결과 '지도부 총 사퇴 후 비대위 구성'으로 뜻을 모았다. 언론에 나타난 의원들의 목소리는 더욱 적나라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오늘부터 시작됐다(김형오 전 국회부의장)'에서부터 '청와대가 주장한 이 대통령 지지율 40~50%는 허구로 밝혀졌다(권영진 의원)' 등 권력을 향해 날을 숨기지 않았다.
'이기는 정당'을 전면에 내걸고 당대표에 취임한 문재인 대표의 초반 기세는 대단히 순조로웠다.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선언하며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30% 가까이 기록하는 등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이번 재보선 참패로 문 대표는 책임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 새정치연합 의원 일부는 그의 대표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당분간 문 대표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을 듯하다. 야권 내 다른 대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질적인 질문, 도대체 왜 졌는가?이기는 DNA를 가져서일까? 4년 전 1승 3패한 한나라당은 대통령을 격렬하게 비판하고 당 지도부를 총사퇴시켰다. 그들은 아깝게 패배했는데도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었다. '분당을'에서 졌으면 다른 수도권은 볼 필요도 없다며 아우성을 쳐댔다. 그리고 그들은 1년 후인 2012년 총선에서 승리했다.
지는 DNA를 가져서일까? 야당은 패배에 의연한 모습이다.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 새정치연합은 왜 야권의 성지에서 이토록 지리멸렬하게 패배했는가. 1, 2위 표차를 본다면 4년 전 한나라당보다 더욱 심하게 외면받았다. '관악을'에서 졌으면 다른 수도권은 볼 필요 없는 것 아닌가. 차기 총선이 불과 1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다.
관악을은 정동영 후보만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았더라면, 성남 중원은 공천을 좀 더 잘했더라면, 인천 서강화을은 새누리당의 아성이었으니까, 광주 서구을은 새누리당 후보가 된 것은 아니니까… 이는 변명일 뿐 분석은 아니다.
정동영은 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는가. 성남 중원은 왜 그토록 일방적으로 무너졌는가. 공천에 문제는 없었나. 광주 서구을 역시 천정배 후보는 왜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그렇다 하더라도 유권자들은 왜 그토록 새정치연합을 외면했나.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91.7%나 지지해준 광주 서구을 유권자들은 무슨 이유로 대표가 된 이 사람을 이토록 곤혹스럽게 만들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