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는 '승현 아빠'세월호 참사 발생 353일째인 3일, 고 이승현(단원고)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이아름씨는 '40일째' 삼보일배를 이어갔다. 이호진씨가 삼보일배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소중한
이른 아침부터 내린 비가 땅을 적셨다. 비를 맞은 아버지는 "하염없이 절하는 (아버지와 누나의) 모습을 본 승현이가 하늘에서 슬피 운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날은 특별히 승현군의 영정이 삼보일배 행렬 맨 앞에 섰다. 영정은 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승현군의 기일을 앞두고 그린 그림을 가로 80cm, 세로 110cm 크기로 확대한 것이다.
영정 속 승현군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절하는 누나를 바라봤다. 승현군의 누나 아름씨는 "승현이 얼굴에 여전히 장난기가 가득하다"며 "하늘과 산을 벗 삼아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고 있는 우리 승현이가 정말 예쁘다"고 말했다.
아버지 이호진씨는 "(기존의) 칙칙한 영정 사진이 싫었는데 (박 화백이 그린) 영정은 마음에 쏙 든다"면서도 "(아들 기일을 앞두고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그저 착잡하지 뭐"라고 말을 이어가던 그는 "내 마음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말을 잇지 않았다.
이날 부녀는 오전 9시 충남 논산 부적면 외성삼거리를 출발해 오후 6시 연산면의 한 주유소 앞까지 약 8km를 삼보일배로 이동했다. 이들은 6월 13일 서울 광화문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일주일에 하루만을 쉬며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
한 달 전 "몸이 적응해가는 것 같다"던 이호진씨는 이날은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총 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하고 나니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씨는 "목부터 팔, 등, 다리까지 묵직한 것이 쌓이고 쌓여서 무겁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삼보일배 행렬에 동참해준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씨는 "어떻게 보면 남 일인데 매번 함께 해주는 이들이 있어 숙연해진다"며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많은 이들이 땀방울을 길바닥에 뿌리며 절을 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분노를 가라앉히며 바른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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