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우연히 느껴보는 작은 개천의 풍광이 그저 평온한 낙원 그 자체입니다.
이정민
구청을 나와 인근 굴포천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형형색색의 이름 모를 꽃들이 환한 인사로 주민들을 반겨줍니다. 개울가에서 넘어오는 시냇물 소리가 탁한 마음의 청량제가 되어 줍니다. 마치 큰 숲속의 오솔길 같이 길게 뻗은 산책길이 나른한 오후의 비타민이 되어 줍니다. 한가로이 지저귀는 새소리가 잠시 지나가는 방랑객의 친구가 되어 줍니다.
올망졸망 박혀있는 돌다리 위에서 흐르는 물을 지긋이 바라봅니다.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여진 도심 속 작은 개천은 어느 누구에게나 맑은 공기와 쉼터를 선사해줍니다. 일상 속 작은 탈출이 이렇게나 평온한 행복함으로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먼 길입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어디까지일지 모르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었다 가보세요. 자신과 마주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방에서 꺼내든 책 <일상에서의 작은 깨달음>의 한 구절을 읽어봅니다. 바쁜 도시생활 속에서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를 뒤돌아보는 시간이 절실한 요즘입니다. 일부러 큰 계획 잡지 않아도, 먼 곳을 갈 요량으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그저 인근 쉼터를 찾아 자연에 몸을 맡기면 그만입니다. 내 마음이 흘러가는 그곳을 따라 무심히 걷다보면 일상 속 작은 행복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