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촛불시위 장면. 에피소드 중 배우들이 촛불을 켜고 한미 FTA반대,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 세월호 진상규명 등 각자의 요구를 부르짖는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모두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잊혀지는 이슈와 사람들을 풍자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극단 C바이러스
"<정의란 무엇인가>는 세월호 이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다짐으로 준비한 공연이다."
C바이러스가 이번 작품을 준비한 이유다. 정의를 묻는 극단의 이력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작년 10월에는 연극 <민중의 적: 2014>를 올렸다. 헨릭 입센의 원작을 밀양 송전탑 이야기로 각색한 작품이다
(관련 기사: 밀양 할매 울린 '돌직구' 연극... "가슴에 박힌다").<민중의 적: 2014>의 작가이자 연출이었던 이문원(50)씨는 C바이러스의 대표다. 이 대표는 세월호 참사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세월호 이후로는 잘못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다루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서 이 대표는 "이것이 연극인으로서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서 정의를 주제로 꼽은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물었을 때 대부분 사람들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며 "정의의 터가 무너진 시대에 살면서 연극인으로서 이 문제를 관객과 자신에게 묻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 김정석(36)씨는 C바이러스의 작품에 연이어 참여했다. 김씨는 26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세월호 참사의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던 작년 5월 <민중의 적: 2014>에 합류했다"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무엇 하나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가 다시 모인 이유"라고 말했다. 장선(26)씨 또한 <민중의 적: 2014>에 이어 이번 작품에 참여한 배우다. 장씨는 26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그 시대에 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다"며 "두 작품이 하는 이야기가 필요한 시대라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문원 대표와 이현정 연출은 동료이자 부부이다. 부부가 운영하는 극단 이름의 의미 또한 약자를 향한다. 'C바이러스'에서 'C'는 'Compassion'(연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의미한다. 약자의 이야기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약한 자와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 우리 극단의 미션"이라며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극단 하나쯤 있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문원 대표는 올 하반기에 <민중의 적: 2015>으로 약자의 이야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대표와 극단의 꾸준한 움직임은 예술의 힘을 확신했기에 가능했다. 이 대표는 이번 공연의 기획 의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예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여전히 믿는다. 그리고 그 변화는 영혼으로부터 일어나는 작은 파문, 하나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그렇다면 이들은 영혼의 작은 파문에 어떻게 답했을까? 이현정 연출은 '연출의 글' 말미에 이에 대한 자신의 답을 이렇게 적었다.
"정의란 잊지 않는 것이다..."잊지 않기 위한 연극 <정의란 무엇인가>는 오는 5월 12일부터 17일까지 대학로 노을 소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하나의 질문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이번 작품은 현대극페스티벌 참가작이기도 하다. '미에로 화이바'와 <오마이뉴스>가 후원한다. 공연 문의는 극단 C바이러스(010-6643-8680)와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무대에서 펼쳐지는 '정의'의 아홉 가지 몽타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