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경주' 태안 마도 앞바다에 해저로봇 크랩스터 투입

전 세계서 한 대밖에 없는 희귀로봇으로 한 달간 실전투입

등록 2015.04.23 20:22수정 2015.04.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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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중문화재 발굴에 나서는 해저로봇 '크랩스터 CR200' 모습.
수중문화재 발굴에 나서는 해저로봇 '크랩스터 CR200' 모습.김동이

영화 '타이타닉'은 빙하와 충돌해 1912년 북대서양의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침몰된 꿈의 배로 불렸던 '타이타닉호'를 소재로 한 영화다.

영화 첫 머리에서는 타이타닉호와 함께 침몰된 56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찾기 위해 해저탐사로봇까지 동원한 침몰한 타이타닉호 탐사 장면이 나온다.


영화 속에서는 침몰한 타이타닉호가 잠들어 있는 수심 3,821미터까지 내려가 로봇을 이용해 타이타닉호 구석구석을 탐사하며 루이 16세가 목에 걸었다는 일명 '대양의 심장'으로 불리는 다이아 목걸이를 찾아 나선다.

결국 해저탐사로봇은 잔해물들을 헤치고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금고를 발견하게 되지만, 금고 속에는 다이아 목걸이 대신 여주인공을 그린 그림만 발견된다.

본격적인 타이타닉호의 스토리에 들어가기에 앞서 침몰된 타이타닉호를 탐사하는 장면에서 등장한 해저탐사로봇은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태안 마도 앞바다서 마도 4호선 발굴조사 착수... '크랩스터' 발굴성과 귀추

개수제 종헌관에 나선 잠수부들 이날 개수제에서는 초헌관으로 소재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이, 아헌관으로는 초청된 내외 귀빈들이, 종헌관은 실제 문화재 발굴에 참여하는 잠수부와 직원들이 맡았다.
개수제 종헌관에 나선 잠수부들이날 개수제에서는 초헌관으로 소재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이, 아헌관으로는 초청된 내외 귀빈들이, 종헌관은 실제 문화재 발굴에 참여하는 잠수부와 직원들이 맡았다.김동이

바로 이와 같은 해저탐사로봇이 난파된 선박들에게 있어서는 공동묘지이지만 수중문화재의 보고인 바닷속 경주로 일컬어지는 태안 마도앞바다에 투입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지난 23일 오전 11시 개수제를 시작으로 수중문화재의 보고로 불리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조선시대 선박으로 추정되는 마도 4호선에 대한 발굴조사에 나선다.

개수제 후 기념촬영 태안 마도 앞바다에서 발굴된 마도 4호선에 대한 개수제가 23일 마도해역에서 열렸다. 소재구 국립해양문화연구소장을 비롯한 개수제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개수제 후 기념촬영태안 마도 앞바다에서 발굴된 마도 4호선에 대한 개수제가 23일 마도해역에서 열렸다. 소재구 국립해양문화연구소장을 비롯한 개수제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김동이

이날 개수제에는 소재구 소장을 비롯해 김언석 국립태안해양문화재연구소 공동추진위원장, <태안신문> 박철규 대표이사, 순수 국내 기술로 해저로봇을 개발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연구원, 그리고 실제 현장에 투입되는 잠수부와 연구소 직원 등이 참석해 발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기원했다.


태안 마도해역은 예로부터 강한 물살과 암초, 짙은 안개 등으로 선박 운항이 어렵다 하여 난행량(難行梁)으로 불리었으며, 난파사고가 빈번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곳이다.

 태안해역 수중발굴조사 성과를 설명하고 있는 문환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발굴과 과장.
태안해역 수중발굴조사 성과를 설명하고 있는 문환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발굴과 과장.김동이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지난 2007년 태안선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마도 1, 2, 3호선 등 고려 시대 고선박 4척과 3만여 점에 달하는 유물이 잇달아 발굴되었으며, 지금까지 출수된 청자와 목간, 도기, 곡물, 젓갈, 선상 생활용품 등은 당시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10월까지 진행된 마도 3호선 발굴에서는 그동안 알려진 삼별초의 조직과는 달리 죽간에 쓰여진 '우삼번별초도령시랑(右三番別抄都領侍郞)'이라는 문구가 좌우별초가 각 3번으로 나뉘어 있었고, 4품의 시랑이 별초의 지휘관을 맡는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 역사를 바꾼 획기적인 사료로 평가된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조선시대 선박이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조사를 통해 지난해 발견된 마도 4호선에 대한 정밀발굴을 실시한다. 특히 선체 발견 당시 내부에서 분청사기 2점이 출수되어 현재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최초의 조선시대 선박일 가능성이 높아 이번 발굴성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한, 마도 4호선 주변에서는 총 111점에 이르는 조선시대 백자 꾸러미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조선시대 백자의 해상유통 사례를 보여 준 최초의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해양문화재연구소측은 또 지난 3월 마도해역에서 해저 지층 속의 이상물체를 탐지하는 최신 3차원 입체영상 지층탐사장비를 이용한 조사 결과 마도 3호선과 인접한 지점에서 고선박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물체가 탐지돼 이에 대한 확인 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저로봇 '크랩스터' 5월 16일까지 한달간 집중 수중문화재 발굴 나서

크랩스터에 대해 설명하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관계자 크랩스터에는 초음파 카메라와 스캐닝 소나 등이 장착돼 수중문화재 발굴에 최적화 돼 있다. 크기는 가로 2.42m, 세로 2.45m, 높이 1.3m로 6개의 발을 이용해 바닷속을 자유롭게 이동한다.
크랩스터에 대해 설명하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관계자크랩스터에는 초음파 카메라와 스캐닝 소나 등이 장착돼 수중문화재 발굴에 최적화 돼 있다. 크기는 가로 2.42m, 세로 2.45m, 높이 1.3m로 6개의 발을 이용해 바닷속을 자유롭게 이동한다.김동이

오는 10월 25일까지 진행될 정밀발굴조사 기간 중에는 세계에서 단 한 대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진 해저로봇 '크랩스터(Crabster) CR200'이 5월 16일까지 한 달간 마도해역 수중문화재 발굴조사 현장에 투입된다.

이번 현장 투입에 앞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지난해 8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3월까지 대전시에 소재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수중로봇연구실과 해양공학수조에서 수중 문화재 발굴조사를 위한 해저로봇 '크랩스터(Crabster) CR200'의 기초 실험을 실시했다.

주요 실험 내용은 로봇팔을 이용한 도자기 집어 올리기, 초음파 카메라(1.8~3.0㎒ 음파 카메라로, 전방 15m 이내의 동영상 촬영, 초당 15프레임)와 스캐닝 소나(고해상도 수중음파탐지기로, 혼탁한 수중에서 최대 150m 이내 물체 탐지)를 이용한 주변 탐사기능 시험 등으로, 이를 통해 수중문화재 조사에 적용할 로봇팔 운용 기술 개발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17일부터 마도해역에 실전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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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랩스터 조종실 다관절 복합이동 해저로봇 '크랩스터 CR200'의 조종실. 크랩스터는 지난 17일부터 태안 마도해역에 투입돼 마도4호선에 대한 수중발굴에 들어갔다. ⓒ 김동이


현장에 투입된 '크랩스터(Crabster) CR200'는 가로 2.42m 세로 2.45m, 높이 1.3m 크기의 해저로봇으로, 무게는 공기 중에서 650㎏, 수중에서는 150㎏이다. 이 로봇은 6개의 발을 이용해 바닷 속에서 초당 최대 0.25.m(0.25m/sec)의 속도로 물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해저로봇 조종실 해저로봇 크랩스터의 조종실. 크랩스터는 조이스틱을 이용해 작동을 제어한다.
해저로봇 조종실해저로봇 크랩스터의 조종실. 크랩스터는 조이스틱을 이용해 작동을 제어한다.김동이

해저로봇 조종실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해저로봇의 투입목적은 강조류, 악시계에 있는 환경에서의 수중탐사를 위해서"라며 "로봇은 6개의 다리로 해저에 밀착해서 이동하며, 전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해저탐사를 위해 최초로 개발된 로봇"이라고 부연했다.

덧붙여 "해저로봇은 초음파를 이용해 반경 150미터 물체까지 탐지할 수 있으며, 500미터 케이블을 이용해 전원을 공급받고, 원격으로 조정된다."고 말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발굴과 문환석 과장은 "마도4호선 발굴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협업을 통해 운용하는 시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과장은 또 3D 지층탐사 장비를 이용한 조사와 관련해 "마도3호선은 보관할 공간이 없어 그대로 바닷 속에 있는데 3D 지층탐사 장비를 이용한 조사결과 그 주변에 고선박으로 추정되는 이상체가 탐지돼 이번에 확인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태안 마도해역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3D 지층탐사를 통해 거북선도 시도할 것이고, 다른 해저에 매몰돼 있는 유물을 찾는데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도4호선 #개수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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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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