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친구들과 싸우다가 코피가 터지면 쑥을 비벼서 막으면 금방 멎었다. 쑥의 효능은 매우 다양하다.
최오균
한여름 모기떼가 창궐할 때 밭두렁 논두렁에서 쑥을 베어다가 모깃불을 지피면 모기들이 꼼짝딸싹 못하고 물러갔다. 쑥을 말리거나 가루를 내어 쑥떡, 쑥밥, 쑥차, 쑥국, 쑥버무리도 해먹었다. 아내와 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며 해마다 4월이면 쑥을 캐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오늘(4월 21일, 음력 3월 3일)은 바로 삼월삼짇날이다. 삼월삼짇날은 삼(三)자가 중첩되는 날로 진달래 화전(花煎)을 붙여먹거나, 쑥 잎에 찹쌀가루를 섞어 쪄서 쑥떡을 만들어 먹는다.
우리는 오늘 쑥버무리를 해먹기로 했다. 천지에 쑥이 널려있지만 쑥을 캐서, 다듬어 고르고, 말리는 작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쑥은 잡초가 밀집되어 있는 곳에서 자라므로 쑥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풀이나 검불을 일일이 골라내야 한다. 캐낸 쑥 중에서 여린 쑥을 골라 쑥버무리를 만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