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중원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미희 당선이 진정한 박근혜 정권 심판이다"며 "사퇴는 없다, 반드시 완주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성호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과 의원직 박탈 결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모두 5명이다. 그 가운데 지역구의원은 세 명이었다. 4·29 재보궐 선거는 공석이 된 그 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시작됐다. 전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도 정당해산의 부당함을 입증하기 위해 다시 자신의 지역에 출마했다. 그 가운데 서울 관악을의 이상규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했고,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후보가 사실상 홀로 남았다.
광주 서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남일 후보가 전 통합진보당 출신이지만 현역 의원은 아니었다. 또 천정배 전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출마하면서 광주 선거는 '호남정치'의 각축장이 됐다. 전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출마 목표로 내세운 '박근혜 정권 심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곳은 이제 성남 중원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1%~18%의 지지를 유지하며 그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중원구 선거사무소에서 김 후보를 만났다. 전날 이상규 후보가 사퇴하면서 김 후보 역시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사무소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선거운동원들은 분주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저녁 예정된 지역 방송의 후보토론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사퇴 의사를 묻는 첫 질문에도 "사퇴는 없다, 반드시 완주한다"라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어떤 여지도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 후보는 이상규 후보의 사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과 다른 야당이 거부했지만 야권연대는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는 그런 국민의 바람대로 야권의 단결을 촉구하며 사퇴했고, 성남 중원에서는 김미희로 단일화해 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일각에서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오히려 정환석 후보가 대승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라며 "김미희 당선이 진정한 박근혜 정권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새정치연합, 이상규 사퇴에 반성해야" - 이상규 후보가 사퇴했다. 김 후보도 사퇴할 수 있나?"사퇴는 없다. 반드시 완주한다."
- 이상규 후보 사퇴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이번 선거는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통합진보당을 강재해산 시키면서 시작됐다. 동시에 법적 근거도 없이 의원직 상실 결정까지 내렸다. 있어서는 안 되는 선거였다. 이상규 후보와 나는 억울한 당사자다. 우리는 출마회견 때부터 야권연대를 주장했다. 새정치연합과 다른 야당이 거부했지만, 그것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그런 국민의 바람대로 야권의 단결을 촉구하며 사퇴했다. 그리고 이곳 성남 중원에서는 김미희로 단일화해 달라는 의미였다."
- 반대로 새정치연합 쪽에서도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용득 최고위원이 "야당은 소위 정적이라 할 적이 여당만이 아니고 또 다른 야당도 있다"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이번 선거가 왜 시작됐는지, 이번 선거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용득 최고위원이 알고는 있는지 묻고 싶다. 반드시 당선돼야 할 이상규 후보가 사퇴를 결단하는 상황에까지 온 것에 새정치연합은 반성을 해야 한다. 그런데 참으로 엉뚱한 발언을 한 것이다. 오히려 정환석 후보가 대승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하고, 3년 전 야권 단일 후보로, 야권연대로 당선됐던 김미희가 임기 4년을 채우도록 하는 것이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 길이다."
- 하지만 두 야권 후보가 표를 나눠 갖고 최종적으로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박근혜 정권 심판은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나?"그래서 정환석 후보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만 볼 게 아니다. 내년에 총선, 내후년에 대선에서 야권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라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새누리당 3기 정권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나? 이를 위해서는 야권 전체가 단결하고 새누리당에 맞서야 한다. 재보궐 선거는 그 출발점이다."
- 여러 여론조사에서 적게는 11%, 많게는 18% 정도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강제해산되고 종북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 정도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성남 지역에서 30여 년에 걸쳐 다양한 시민운동을 펼쳤다. 노동운동, 여성운동, 청년운동, 그리고 정치활동까지 이곳에 튼튼한 뿌리가 있다. 박근혜 정권이 아무리 종북공세를 펼쳐도 그것을 가려서 볼 수 있는 눈을 성남 시민들은 가지고 있다. 그동안의 지역활동을 인정받고 또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지역일꾼론은 중앙정치 잘못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