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박종현 정의당 후보가 선전을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남소연
'완주하세요?'
4.29 재·보궐 선거에서 인천 서구·강화을에 출사표를 던진 박종현 정의당 후보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라고 한다.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인지도가 낮은 제3 후보는 선거 막판에 유력 후보와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인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진보정당 소속인 박 후보는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과 단일화할 가능성은 추호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기호 1번과 2번 정당이 만든 낡은 기득권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게 우리의 정치혁신 구호"라면서 "2번인 새정치연합과는 단일화할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정치에서 절대라는 말은 없다고 하지만, 저는 절대 하지 않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를 향해 실망감을 내비치며 제1야당을 향한 불신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신 후보가 12년 동안 준비했다고 얘기하지만, 거꾸로 그동안 지역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라며 "인천광역시 정무부시장, 당 지역위원장 등을 역임했는데도 제대로 한 일이 하나도 없다"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새로운 인물'이라는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강화 출신으로서, 아이를 키우는 젊은 아빠로서, 지역 주민들과 두루 소통하고 공감하는 정치로 다가가겠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만약 당선되지 못한다 해도 우리의 득표 자체는 큰 의미가 될 것"이라며 "거대 양당을 향한 경고와 새로운 정치를 향한 열망이 정의당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21일 박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
"보수 색채 뚜렷한 강화... 이게 다 야당 때문이다"
박종현 정의당 후보는? |
박 후보는 강화 출생으로, 인천에서 초·중·고·대학교를 모두 졸업한 '지역 토박이'다. 그는 반값등록금실현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청년실업해결을 위한 네트워크 운영위원을 역임하며 시민·사회운동을 펼쳐왔다. 현재는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정책특별보좌관, 정의당 인천광역시당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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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서구·강화을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일단 제 고향이 강화다. 친척과 선·후배들이 아직도 살고 있어 애착이 많다. 그리고 강화 자체가 역사적, 생태 환경적, 평화적으로 잠재력을 가진 섬이라 애정을 품고 있다. 신도시가 조성된 검단은 저와 비슷한 세대가 많이 산다. 인천에서 20~40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다들 둘째를 낳을지 말지, 학원은 몇 개 보낼지, 전세로 계속 살 건지 등을 고민할 것이다. 저도 아이를 키우므로 같은 처지에서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 보수 색채가 뚜렷한 강화 지역에서 진보정당 후보가 지지받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그 말에 동의하지만 보수 정당이 강한 원인의 진단은 달리할 필요가 있다. 강화에서 터를 잡고 주민들의 삶을 알뜰하게 챙겨온 정치인들은 여태까지 대부분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야당 후보들은 한두 번 나와서 떨어지면 떠나버렸다. 단순히 여당 지지세가 강한 게 아니라, 정말 주민들의 삶에 천착한 후보를 지지하는 게 이 지역의 특성인 것이다.
실제로 강화 사람들이 새누리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게 아니라는 증거가 있다. 안덕수 전 의원은 2006년, 2010년에 무소속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새누리당 간판만 달면 무조건 되는 곳은 아니다.
원래 강화는 역사적으로 야성이 강했다. 조봉암 선생이 여기서 어떻게 정치를 했겠나. 옛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강화에 당원도 꽤 많았다. 이런 곳에서 야당이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제가 차근차근 노력하면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생 자체가 강화이므로 거부감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