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좁 터널 내부 막장을 그대로 차를 타고 지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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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파미르 고원도 오르는 자전거 여행자들도 이 터널만큼은 트럭을 얻어 타고 지난다고 할 정도다. 물론 유튜브를 찾아보면 이 구간을 자전거로 달린 여행자도 있긴 하다. 자동차 창문을 닫고 달리지만 매캐한 매연이 스며들어온다. 차안 공기도 이런데 바깥 공기는 상상하기도 싫다. 실제로 환기구가 없어 일하는 노동자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는 일도 있었다.
두샨베에서 이 터널을 지나야 팬지켄트나 후잔드 쪽으로 갈 수 있다. 그래서 두샨베에 머무는 2주 동안 이 터널만 5번 넘었다. 알라우딘 호수로 트레킹을 가면서, 또 펜지켄트를 가면서 각각 왕복으로 지났고, 마지막은 두샨베를 떠나 후잔드로 향하면서였다. 2006년에 착공한 이 터널은 2015년 완공 예정이었다. 솔직히 불가능해 보였다. 완공은 고사하고 다음에 올 때는 환기구와 신호등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입에는 꿀, 손에는 아교... 소그드인을 찾아서실크로드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건 중학교 때 봤던 NHK 다큐멘터리 <실크로드>였다. 여행 준비를 하며 이 영상물을 다시 봤다. 3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영상물이지만 전체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다. 단, 화질이 아쉬울 뿐이다. 그중 소그드인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다큐멘터리 취재팀은 소그드인이 아직 살고 있다는 마을에 가고자 했으나 길이 험해서 가지 못한다. 결국, 그 마을에서 내려와서 다른 곳에 살고 있다는 소그드인을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된다.
NHK <실크로드> 취재팀이 가지 못했던 마을. 바로 타지키스탄 제라프샨 계곡에 있는 양놉 마을이다. 그곳에 지금은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소그드인들이 아직 살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