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만난 화순 백아산 대판골 산나물공원 풍경. 산나물이 지천인 산길을 따라 하얀 산벚꽃이 활짝 피어 있다.
이돈삼
계곡 물소리가 상쾌하다. 마음속까지 시원해진다. 간간이 들려오는 산새소리도 귀를 간질인다. 편백과 삼나무 숲을 휘감는 바람소리는 청량하다.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소음으로부터 독립된 청정지대다. 아니, 한 가지 더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내 발에 낙엽 밟히는 소리다.
지난 18일 찾아간 백아산 대판골이 그랬다. 백아산은 전라남도 화순군 북면에 자리하고 있다. 오래 전 빨치산과 토벌대 사이의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다. 그만큼 산이 깊다. 남도에서 보기 드문 산간 오지다. 지금은 산나물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백아산이 키운 산나물들이다. 평지는 물론 경사 가파른 곳에도 산나물이 자라고 있다. 바위와 돌 틈에서도 새싹을 틔워 올렸다. 정확히 얘기하면 절반은 자생이고, 나머지는 씨앗을 뿌려 가꾼 것이다. 씨앗을 뿌렸을 뿐 부러 가꾸지는 않았다. 비료 한 줌, 농약 한 방울 치지 않았다. 백아산의 맑은 공기와 바람이 돌봤다. 산의 깨끗한 물과 흙, 따스한 햇볕이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