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 장로회 창원 한교회에서 19일 열린 "세월호 1주기 추모 예배"에서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예수의 마음과 세월호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 했다.
윤성효
한 전 총재는 "그러는 과정에서 배에 탄 사람들은 기다리라는 말만 듣고 순종하면서 죽어갔다,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들은 그 생각만 하면 지금 어떤 생각이 들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나 국가기관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 이것이 엄청난 일"이라며 "국가는 아무 일도 못했고, 한 생명도 살리지 못했다, 선거 때만 되면 그렇게 잘하겠다고 하더니 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무능, 무책임, 무치(無恥)다"며 "무능과 무책임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는 것이 더 문제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짐승과 같다, 짐승한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짐승과 사람의 본질적 차이는 부끄러움이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는 무능, 무책임, 무치... 부끄러움 모르면 짐승"그는 과거 민주화운동 당시도 거론했다. 한 전 총재는 "파출소는 얼마나 많나, 옛날에 민주화 운동할 때 사람들이 경찰에 잡히지 않으려고 얼마나 숨어서 다녔나, 그 때 그렇게 많이 강조했던 국가는 세월호 때 왜 없었나"라며 "국가권력을 하루 아침에 상실한 것이고, 그런 국가권력은 영원히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월호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단식했을 때 그 옆에서 '폭식'했던 사람들을 언급한 한 전 총재는 "폭식하는 모습을 보면서 '악의 모습'을 보았다"며 "악을 방조하는 듯한 국가권력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 전 총재는 "세월호는 대한민국 국가와 시장의 갑질들이 공공성과 공정성, 감동성이 없었음을 보여주었고, 정말 우리가 민주와 평화를 위해 가야할 길이 많구나 하는 걸 알게 해 주었다"고 말했다.
경쟁교육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은 한국의 경쟁교육에 시달리다보니 세월호 타고 제주도에 가서 좀 쉬고 싶어서 간 것이다, 그야말로 서민의 아이들이다"고 말했다.
한완상 전 총재는 "304인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물학적으로는 죽었지만,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절대 죽지 않았다, 유관순 열사가 생물학적으로는 죽었지만 정신은 살아 있듯이, 세월호 정신은 영원히 살아 있다"며 "세월호에서 죽은 사람들은, 그 아픔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재에 이어 고 이창현(안산 단원고 2-4반) 군의 아버지인 이남석 집사가 '유가족 증언'을 하기도 했다. 또 참가자들은 한국기독교 장로회(총회장 황용대)가 지난 14일 발표했던 '세월호 1주기 성명서'를 함께 읽기도 했다.
주문환 집사는 "작년 8월 30일 우리는 이곳에서 기도회를 열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권·기소권을 요구해서 성역없는 수사를 하자고 외쳤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기도했다"며 "그리고 유가족의 찢어진 가슴에 못을 박는 발언을 하지 말자고 기도했다, 그런데 지금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