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0416 생명예술제 ‘세상 그 무엇보다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하여’에서 경기민족굿연합 춤꾼들이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416 추모 굿을 추고 있다.
박호열
8년째 와동에서 마을 사업을 해 온 와리마루 지킴이 김은호 희망교회 목사는 주민한마당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긴 흐름 속에 참사의 의미를 잊지 않고 진실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피해지역 주민들이 함께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게 중요하다"며 "한마당을 통해 마을 공동체가 한 단계 더 성장해 유가족을 더욱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동네, 더 나아가 이 땅에 눈물 흘리는 사람들과 더블어함께 하는 동네가 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토건국가적 개발주의가 위세를 떨치고, 자본만이 '자유'를 구가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위험사회'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우고, 다양성이 존중되면서, 하루의 노동을 쉴 수 있는 저녁이 있으며, 세상 그 무엇보다 생명이 존중받는 지속가능한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
김 목사는 "주민들 스스로가 내 안에 있는 힘과 보석을 발견하고 나면 동네가 바뀌고, 마을이 바뀔 수 있구나 하는 자심감과 의미를 발견한다면 지속가능한 안전한 마을을 만들 수 있다"며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마을 공동체가 더불어 아이들을 함께 키우면서 주민이 선생님이 되고, 아이들이 제자가 된다면 지속가능한 안전 마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시가 넘어 0416 생명예술제가 열리고 있는 안산문화광장으로 넘어 갔다. 1백여 명의 시민들이 조촐하게 모여 있는 가운데 경기민족굿연합에서 416 추모굿을 온 몸으로 풀어 놓고 있다. 이날 생명예술제는 안산문인협회 시인의 시 낭송, 다운스트림의 노래, 극단 동네풍경의 416 풍자극 '까치전', 착한밴드 이든의 노래 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안산민예총 문학위원회 윤희웅씨(고잔1동 주민)의 시 '바다로 띄우는 편지'의 끝 소절이다.
"배에서 마지막으로 보낸 너의 문자. 엄마, 아빠 사랑해. 우리도 너를 사랑한다. 너는 엄마, 아빠 그리고 너의 친구들과 너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가슴속에서 보석처럼 빛나며 숨 쉬고 있단다. 맑은 하늘에서 한 줄기 빛으로 내려온 우리 아이. 일 년이 지났어. 바다 속은 많이 추울 텐데… 바다 속은 많이 외로울 텐데… 아빠가, 엄마가 기다리고 있잖아. 이제는 올라오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69명 단원고 학생 희생된 안산 와동 "이렇게 치유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