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을 소재로 한 영화 <도가니>와 책 <닉부이치치의 허그>.
CJ엔터테인먼트, Randomhouse
미디어가 바라보는 '장애인'미디어는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는 장애인의 성폭력 피해를 그린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은 6살 지능을 가진 용구(류승룡 분)에게 억울한 죄를 뒤집어씌운다. 영화에서 장애인은 피해 받거나 나약한 존재였다. 감동을 주는 대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영화 <말아톤>과 <맨발의 기봉이>는 비장애인도 하기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장애인의 꿋꿋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과 한국에서 베스트셀러 열풍을 몰고 온 <오체불만족>은 팔다리 없이 태어난 일본인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이야기다. 장애를 개성이라 생각하는 그의 긍정적인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느꼈다.
2010년에는 히로타다처럼 팔다리가 없는 호주인 닉 부이치치가 쓴 책 <닉 부이치치의 허그>가 인기를 끌었다. 미디어 속 장애인은 사회적 약자이거나 장애를 이겨낸 '감동적인' 인물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영화나 책에서 다루는 장애인의 이야기는 일회성 화제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방송은 정규편성을 통해 장애인, 사회적 약자에 관련된 사회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할 수 있다. 한국방송(KBS)의 <동행>(KBS1)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랑의 가족>(KBS1)은 장애인들의 삶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장애인 전문 프로그램이다.
이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감동을 받았다는 소감, 출연자를 돕고 싶다는 의견, 응원의 메시지 등을 담은 글들이 줄지어 올라온다. 시청자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장애인들과 일반인이 함께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들은 공익성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여전히 TV 속 장애인의 모습은 절망 속에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미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른 미디어에서 취급하는 방식도 그들의 삶을 오롯이 드러내기보다 부분적인 모습을 그려내는데 지나지 않는다. 장애인은 여전히 세상에서 소외받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 바꿀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