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울부짐 뒤로한 채 떠나는 김무성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가족의 항의로 조문을 못한 채 자리를 떠나려 하자,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약속해달라"며 김 대표의 차량에 매달리고 있다.
유성호
단원고 학생 250명을 포함해 총 304명이 희생된 지난해 4월 16일, 그러나 1년이 지나도 유가족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참사 1주기에 맞춰 오전에만 22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조문객이 이어졌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이완구 국무총리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등은 유가족의 거센 항의에 밀려 발길을 돌렸다.
특히 김무성 대표를 앞세운 여당 지도부 10여 명은 오후 1시 40분께 분향소 안에 들어갔으나, 이를 뒤늦게 안 유족들이 와서 "어디 조문을 와, 가슴에 (노란) 배지 떼라", "시행령 폐기 결정되면 와라"고 항의해 분향도 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선체를 인양하고, 시행령도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명선 가족협의회 위원장(고 전찬호군 아버지)은 "책임지고 인양할 수 있냐", "시행령 수정이 아니라 '철회'다"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한 유족의 어머니는 이들에게 나가라고 소리치다가 "내 새끼 살려내, 우리 혜선이 내 앞에 데려다 놔…"라고 크게 오열하며 주저앉아 주변 사람들이 그를 부축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분향소 도착 15분 만에 발길을 돌려 나가는 김무성 대표를 200m 가량 뒤쫓아가며 "우리 아이들 얼굴 다 봤냐, 부끄럽지 않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단원고 2학년 1반 유미지 학생의 아버지 유해종씨는 이날 검은 옷을 입고 굳은 표정으로 분향소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유미지' 명찰이 달린 모자를 쓴 유씨는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야 아프지만 더 이상 말해 무엇하겠나"라며 "아무리 (유족들이) 말하고 요청해도 박 대통령은 만나주지 않는다"라고 체념한 듯 말했다.
한편, 이날 분향소에는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경찰복을 입은 안산지역 경관 50여 명, 초등학생 100여 명 등 단체 조문이 이어졌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재정 경기교육감,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도 조문했다. 안산시민으로서 조문을 왔다는 신문수(65, 남, 고잔2동)씨는 "영정 속 아이들이 다 딸 같고 아들 같고 그렇다, 저도 자녀가 있어 그런지 눈물만 났다"고 말했다.
안산 분향소에 함께 모여있는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7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4·16 약속의 밤'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합동분향소 앞 5시께 모여 버스를 타고 함께 서울로 이동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