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심 꽃차 마이스터
김영숙
"생강나무꽃차는 저저번 주에 따왔어요. 가을에 피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봄에 펴 지금이 가장 바쁘죠." 김씨의 남편은 경기도 가평에 거주한다. 그곳에서 직접 기르는 꽃도 있지만, 대부분 가평 근처의 축령산과 서리산에서 꽃을 딴다고 했다.
"남편이 산을 좋아해요. 내가 무슨 꽃이 어디 있는지 물으면, 다 알려줘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생강나무꽃도 축령산에서 땄어요. 비트차는 흔한 차예요. 제주도에서 나오는 종인데, 이건 제주에서 첫 수확한 거죠. 물김치용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채 썰어서 열두 번 덖었어요. 배울 때는 아홉 번 하라고 했는데, 많이 할수록 좋아 그렇게 했어요."
버킷리스트 중 한 가지, 꽃차 배우기부평구 공무원이었던 김씨는 지난해 12월 정년퇴직했다. 정년퇴직이 예정된 공무원에게는 사회적응 준비 기회를 주는데, 출근을 면제해주는 공로연수제도가 그것이다. 김씨는 지난해 1월, 그 제도를 이용해 꽃차를 배우기 시작했다.
"산에 다니는 것을 좋아해 예전부터 꽃을 따 술을 담기도 하고, 꿀에 재어놓기도, 말리기도 했어요. 엄마와 형부가 암으로 돌아가셔서 틈틈이 약초 공부도 해 약초로 효소를 만들기도 했죠. 몇 년 전에 우연히 인터넷을 보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꽃차를 가르친다고 해, 버킷리스트에 기록해뒀죠."6년 전, 갑상선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한 김씨는 양쪽 임파선으로 전이돼 병가를 내고 가평에 가 있었다. 들로 산으로 다니며 산야초와 약초를 뜯어 효소를 담갔다.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그때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그게 계기가 돼 산을 더 사랑한다.
인내심 기르고 마음 진정하는 효과 있어지난해 1월 꽃차 만들기를 배웠는데 좋았다. 꽃차를 만들면서 인내심도 기를 수 있어 더 좋았다.
"꽃을 말리는데, 전기 프라이팬에 꽃잎을 하나씩 놓고 뒤집으며 가열과 식히기를 반복합니다. 얼마 전에 목련을 태웠어요. 한 잎 한 잎 일일이 뒤집어야 하는데 당시 스트레스 받은 일이 있어 잠깐 집중하지 못했더니 탔어요. 목련꽃 15만 원어치 샀는데, 순간을 놓쳤죠."꽃차 만드는 일엔 인내심이 필요하다. 계속 반복해야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그런 만큼 보람도 있다.
"다 해서 병에 담아두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초창기에는 자다가 새벽에 나와서 보기도 하고 괜히 아무나 불러서 자랑하고 싶고 먹이고 싶기도 했죠. 작업하다 보면 이삼 일 밤을 새기도 하는데 잠이 많은 내가 그러는 걸 남편은 마냥 신기해해요."인내심을 기르는 꽃차 만들기는 그밖에도 많은 장점이 있다. 덖으면서 올라오는 향은 마음을 진정시킨다. 차분해지고 안정된다. 피부가 좋아진다. 꽃의 수분이 피부에 영향을 줘서다.
먹을 수 있는 열매를 키우는 잎과 뿌리는 식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