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에 참석한 기독교인들비가 오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의 슬픔에 동참하며 희생자 가족들의 바람대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기독교인들이 많이 모였다.
이명재
하지만 정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예배 시작을 전후하여, 의자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졌다. 의자가 모자라 많은 사람이 서서 예배에 참석했다. 우리나라의 기독교 인구를 추산할 때, 1000만 명을 운운한다. 그 1000만 명 중 예배 참석자 몇 백 명을 두고, 가느다란 교계의 희망을 읽은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구약의 선지자 엘리야는 갈멜산 대결 뒤 손바닥만 한 구름에서 팔레스틴 지역 해갈(解渴)의 희망을 보았다. 오늘 광화문 광장에 모인 많지 않은 그리스도인에게서 교계의 희망을 발견했다면 지나친 말일까.
이날 예배의 주관은 세월호기독교원탁회의가 맡았다. 예배 순서지 표지 중간에는 아이들을 의미 없이 보낸 기독인들의 마음을 담은 구호가 명기되어 있었다.
미안합니다!잊지 않겠습니다!!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이 구호는 예배에 참석한 기독인들의 마음뿐 아니라 온 국민의 마음을 표현해 놓은 것이리라.
예배는 2시간 여에 걸쳐 진행됐다. 박득훈 새맘교회 목사가 전체 예배를 인도했다. 카랑카랑하면서도 절제된 목소리는 분위기를 한 곳으로 모으는 힘을 갖고 있었다. 사전 공연으로 향린교회 '얼쑤'가 사물놀이 공연을 했고, 가수 송정미가 여리면서도 강한 음조로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노래를 불렀다. 박영민 평신도시국대책위의 장로가 대표 기도를 했으며, 이어 유경근 4·16세월호 가족협의회의 집행위원장의 증언이 있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 젊은 교인들에게서 희망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