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들이닥친 일행에게 얼굴 찡끄림 없이 차를 우려내 주는 팔보산청 임채영 대표의 마음씀씀이가 고맙다.
김종신
약초 상설 시장인 산청 약초시장 뒤로 필봉산과 왕산이 보인다. 848m의 산봉우리가 붓끝을 닮은 필봉산은 산청 금서면 화계리에 있다. 필봉산 주변 마을에서 문인을 많이 배출했다고 한다. 산 정상은 가파른 바위로 이뤄져 있는데 그 모양새가 여인의 젖가슴을 닮아 유두봉이라고도 부른단다. 923m의 왕산은 북쪽 산기슭에 가락국 마지막 왕의 무덤으로 전(傳)해오는 구형왕릉이 있다.
산청 공설운동장 근처 산청한방약초연구소가 있는 주위로 약초시장, 약용곤충체험관, 농특산물판매장터가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축제 메인 주제관인 동의보감관은 산청체육센터 내 약 2700제곱미터 규모에 약초생태관, 항노화 전시·체험관, 혜민서, 한방역사관, 어린이 한방체험관 운영을 위해 한방의 5가지 주제로 꾸려진다고 한다.
체육관에는 축제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그런데 이번 약초 축제는 입장료 5000원을 내야 한다. 입장료 5000원은 지역 농산물과 약초 등으로 바꿀 수 있는 상품권으로 변한다. 그냥 즐기는 축제가 지역 내 농민과 함께하는 상생의 길을 찾은 셈이다.
햇살이 곱다. 넓디넓은 동의보감촌과 축제 준비로 바쁜 현장을 구경한다고 다리가 아프다. 목이 말랐다. 약초시장 내 발효 식품으로 유명한 팔보식품 판매장을 찾았다. 필명 '미루'로 더 바쁘게 온라인을 넘나드는 임채영 대표에게 차 한잔을 청했다. 함께한 일행도 우르르 끌고 가 연잎차며 녹차 등을 마셨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일행에게 얼굴 찡끄림 없이 차를 우려내 주는 마음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