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9 인천 서구ㆍ강화군<을> 재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안상수,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정의당 박종현 후보.<시사인천 자료사진>
한만송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전통적으로 정부와 집권여당 '중간 심판' 성격이 짙었다. 서구·강화군을은 최근 20여 년간 치러진 선거에서 '야권의 무덤'이었다.
하지만 이번 재선거는 좀 달라 보인다. 야권은 선거 구도와 상황이 예전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권 지지율이 70% 안팎으로 나타난 강화군의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다 경제 파탄과 양극화 심화, 세월호 참사 1주기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검단지역 젊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유인할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는 인천시장을 두 번이나 지냈지만, 강화군과 특별한 연고가 없다. 상대 후보인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는 해당 선거구에서 25년째 살고 있고, 네 번째 출마라 동정론도 상당하다. 유일한 강화 출신인 정의당 박종현 후보도 강화에서 선전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전·현직 강화군수의 특수한 관계도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재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화군에는 이번 재선거의 원인 제공자인 안덕수 전 국회의원(전 강화군수), 유천호 전 군수, 이상복 현 군수의 특수한 정치역학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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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관계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덕수 전 의원이 의원직 상실 후에도 얼굴을 자주 비치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해 강화군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봄맞이 꽃놀이'를 가는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이 자리에 안상수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다. 때문에 유권자들은 누가 후보인지 헷갈려했다고 한다.
안 전 의원은 의원직 상실 후 지역 내 농협과 수협 조합장 이·취임식 등에 참석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강화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발언했다. 내년 총선 출마를 점쳐지는 것도 이때문이다.
윤여균 <강화뉴스> 대표는 "안덕수, 안상수 둘 다 '안'씨이고 연령대도 비슷해 헷갈려 하는 노인이 많다, 안 전 의원이 꾸준히 나타나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히다 보니 안 전 의원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고 전했다.
또 안 전 의원과 유천호 전 군수의 관계를 잘 아는 전직 시의원은 "강화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특수하다"며 "둘의 관계가 봉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당이 예전처럼 표를 얻기는 어렵다"고 귀띔했다.
"선거 구도나 조건은 야당에 최상" 강화군은 군수, 광역의원, 기초의원까지 여권 일색이었다. 관변단체와 자생단체들도 집권여당 성향 인사들이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상복 현 군수 취임 이후 이 인사들이 교체됐고, 이 군수는 '선거 중립'을 선언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지지한 공무원들에게 '과거 불문'을 천명했지만, 향후 정치개입은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야권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강화군 공무원 A(40대)씨는 <시사인천>과 한 인터뷰에서 "군수와 지방의원 모두 특정 정당 소속이라 공무원이나 단체들이 알아서 움직였는데, 무소속 군수의 취임 이후엔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요즘엔 술자리에서도 선거 얘기는 잘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교흥 새정치민주연합 서구·강화군갑 지역위원장은 "보수 성향이 강한 강화군 특성과 재·보선의 낮은 투표율로 인해 우리 후보에게 불리한 것은 분명하다"고 한 뒤 "하지만 선거 구도나 조건은 최상이다. 여기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커져 검단지역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11~12일 4·29 재·보선 4곳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를 입증하듯 서구·강화구을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 후보가 46.8%의 지지를 얻어 새누리당 안상수(43.8%)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3.0%포인트 앞섰고, 정의당 박종현 후보는 7.4%의 지지를 얻었다.(만19세 이상 유선전화가입자 500명 대상, 임의전화걸기(RDD),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응답률은 1.51%)
안상수 후보, 성완종 전 회장과 어떤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