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청 전경, '슬픈만큼 큰 책임감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란 글귀가 쓰여있다. 노세극 대책위원은 '어떤 책임감을 갖고 무엇을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민선
16일 1주기를 3일 앞둔 13일 오후 세월호참사 최대 피해지역인 안산을 방문, 안산시민대책위원회 활동가와 기자, 노동계 인사 등을 만나 지역 민심을 알아봤다. 안산시민대책위에는 안산경실련, 안산환경운동연합, 안산YMCA, 안산통일포럼, 안산시의사회, 민주노총안산지부, 전교조 안산지회, 전국아파트연합회 안산시지회 등 50여 개 안산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가 참가하고 있다.
이날 만난 사람들은 안산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침울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치인, 특히 제종길 안산시장에 대한 비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분위기가 침울한 이유는 1년이 다 되도록 진상규명과 실종자를 찾기 위한 선체인양 등이 시행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가족 등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선체인양 등을 요구하며 삭발을 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침울하다고 한다.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과 원망이 커지는 까닭은 유가족들을 대신해 싸우는 것은 고사하고, 유가족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노세극 안산시민대책위 대책위원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시장은 소극적이고 부좌현 국회의원(안산 단원 을)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존재감이 없다, 뭘 하는지 모르겠다, 목숨은 안 걸더라도 유가족과 같이 싸워 줬으면 좋겠는데, 답답하다"라는 심정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런 이유로) 시민사회계 등에서 굉장히 비판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라고 귀띔 하기도 했다.
노 대책위원은 특히 "유족과 시민들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 등을 위해 싸우고 있으면, 시장이 시민대표로서 앞장서서 정부와 맞서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방관만 하고 있다"고 제종길 시장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불과 4000여 표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으니, 세월호 정국이 아니었으면 당선되기 힘들었던 만큼, 정치적 책임을 지고 열심히 싸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하연 안산·시흥 비정규직 센터 이사장은 "실종자 찾기 등이 되지 않아, 피해자들끼리도 서로 얼굴을 못 보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안한 마음에 생존자 가족은 유가족을, 유가족은 실종자 가족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이사장은 "안산 시민들이 큰 피해를 본 만큼 시장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게 잘 한 처세" 말에 시민들 '분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