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모면 중산리 누나네
강상오
20대 젊은 나이에 멀리 충청도로 시집간 우리 누나. 늦둥이인 나와는 17살 차이. 지금은 누나 큰아들이 25살이니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그 시절 어머니는 누나를 멀리 충청도까지 시집을 보내면서 앞으로 하나밖에 없는 딸을 자주 볼 수 없음에 많이 슬퍼했다.
어릴 적 단칸방에 옹기종기 모여 살던 우리 가족. 어렴풋한 기억에 누나는 부산 주례에 있던 케미칼 공장에 일하러 다녔다. 비가 오는 날이면 퇴근 시간에 맞춰 우산 들고 마중 나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20대가 된 누나를 시집 보내기 위해 어머니는 선 자리를 알아보셨고, 몇 번의 선 끝에 누나는 멀리 충청도에 살고 있는 매형을 만나 그렇게 시집을 갔다. 어머니는 '왜 하필 그렇게 멀리 사는 사람이 마음에 들었냐'고 아직도 가끔 말씀 하신다.
누나네 집에 가려면 종일 버스 타고 산넘어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 가야 했던 옛날과 달리, 고속도로로 3시간만 달리면 갈 수 있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그 세월만큼 어머니 머리엔 흰 머리가 생겼고, 누가 차를 태워 모셔다 드리지 않는 이상 혼자서는 오지 못할 거리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어머니의 그런 안타까운 마음을 내 나이 서른을 훌쩍넘겨 죽을 고비를 넘기고 제2의 인생을 살기로 마음 먹은 지금에 와서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 마음 속에 얼마나 한으로 남으셨을까. 그 마음을 알기에 2주 전부터 누나와 시간을 맞춰 충청도 올라갈 날만 기다렸다. 지난 12일
그렇게 8년 만에 누나네 집으로 향했다.
직장을 다니는 누나의 휴무가 월, 화요일이라 일요일 퇴근 시간에 맞춰 충청도 누나네 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집에 있는 매형과 소고기 구워 소주도 한 잔하고 오랜만에 반가운 회포를 풀었다.
누나, 어머니와 함께 오른 산막이 옛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