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왕상김천 청암사 사천왕상은 목조형태가 아닌 그림으로 그린 벽화형태로 특별나다.
정도길
목조의 사천왕상은 튀어나온 눈, 화난 듯한 표정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잔뜩 겁을 먹게 하거나, 주눅이 들게 만든다. 그런데 벽화의 사천왕상은 부드럽고 온화한 표정으로, 무서움이 들기보다 오히려 친근감이 들 정도다. 악마나 귀신을 쫓는, 불법을 수호하는 4명의 대천왕상인 사천왕. '근엄하고 겁난 표정'을 가진 사천왕이 제 임무를 잘 수행할까, 아니면 '온화하고 친밀한 얼굴'을 가진 사천왕이 더 나을까. 문득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경북 김천시 증산면에 자리한 청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의 말사다. 신라 헌안왕 3년(859) 도선국사가 건립한 고찰로, 조선 인조 25년(1647) 화재로 전소했으나, 허정혜원스님이 심혈을 기울여 중건하였다. 숙종의 비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무고로 폐위되고, 서인으로 있을 당시 이곳 극락전에서 기거하면서 기도했던 인연으로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불령산 적송림은 국가보호림으로 지정돼 궁에서 무기 등이 하사되었고, 조선말까지 상궁들이 내려와 신앙생활을 했던 곳으로도 유명한 사찰이다. 사찰 위쪽에 자리한 보광전은, 인현왕후가 폐위된 후 원당으로 건립된 전각으로 역사의 의미가 숨어있는 곳이다.
달콤함은 유혹으로 이끄는 재앙의 씨앗, 우비천에서 삶의 지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