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공기가 이렇게 나쁜데... 측정기는 왜 없을까

지하철역·어린이집 등 실내공기질 '심각'... 개선 시급

등록 2015.04.12 14:34수정 2015.04.1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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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발 황사,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등의 발생 빈도 및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실외공기만큼 실내공기도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현대인들은 실내에서 생활하는 비중이 높지만 환기가 부족하고 화학물질 사용 확대 등으로 인해 실내오염이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6곳를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대부분 기준치인 50㎍/㎥를 넘는 '나쁨' 수준이었다.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이 117㎍/㎥으로 가장 높았고, 1호선 동대문역이 92㎍/㎥, 사당역과 명동역, 낙성대역 등 5개 역이 모두 기준치를 초과했다.

하지만 서울 지하철 1∼9호선 가운데 초미세먼지 농도를 상시 측정해 관리하고 있는 지하철역은 단 한 곳도 없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역 내부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거나 제거할 의무가 법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한 서울연구원이 지난 1일 공개한 '서울시 복지시설의 실내공기질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집 실내공기질 수준에 대해 현장조사 전문가들의 22% 정도만이 좋다는 의견을 보였다.

 지하철, 병원, 어린이집, 대형마트 등의 실내공기질측정기와 전광판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하철, 병원, 어린이집, 대형마트 등의 실내공기질측정기와 전광판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온케이웨더㈜

현장조사 전문가가 느끼는 어린이집 실내공기질 수준은 '다소 좋다' 22.2%, '보통' 59.3%, '대체로 나쁘다' 18.5%로 긍정적인 평가는 많지 않았다. 관리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잘된다'는 응답이 19.2%, '보통'이 73.1%, '잘 안 된다'는 7.7%로 집계됐다.

어린이집의 실내공기질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는 '아동의 활동에 의한 먼지와 환기부족'이 59.3%로 가장 높았으며 '건축자재 및 마감재' 51.9%, '연소시설과 잘못된 건물설계' 40.7%, '교구 및 놀이비품과 오염된 외부공기 유입' 37% 등도 높게 나타났다.


어린이집 실내공기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는 '환기설비설치'가 81.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설계변경' 44.4%, '실내공기질 관리 교육' 29.6%, '건축마감재 교체' 18.5% 등의 순으로 꼽았다.

환경부에서 일부 시행 중인 환기개선을 위한 이산화탄소 알람기(카나리아) 보급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가 88.9%, '불필요하다'가 11.1%로 환기 실천을 위한 장치 보급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실내공기질은 미세먼지를 기준으로 지하철역과 학교, 어린이집, 백화점, 의료기관 등 다중이용시설 21곳을 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해당 시설이 자가 측정기를 통해 측정되는 값을 환경관리공단에 보고하는 시스템으로 법적 기준을 초과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르면 연 1회 이상 실내공기질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자치단체장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측정기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의무사항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지하철, 병원, 어린이집, 대형마트 등의 실내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들고 움직이는 데다 오히려 외부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수 있다. 따라서 실내의 공기질측정기와 전광판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환경부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지난해 1차 조사에 이어 올해 2차 조사를 11월까지 마친 뒤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연말까지 다중이용시설의 초미세먼지 관리 기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내공기가 깨끗하려면 먼저 외부공기가 깨끗해야 하고 그 다음으로 실내에서 발생하는 오염원 차단이 중요하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대도시는 오염된 대기가 유입돼 실내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대기와 실내공기의 병행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덧붙이는 글 김태환(kth1984@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실내공기질 #어린이집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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