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후 블로그에 투병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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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블로거다. 사람들에게 블로거라고 얘기하면 꼭 '파워 블로거냐?'라고 묻는다. 그러면 난 웃으면서 '파워'는 아니고 그냥 '블로거'라고 대답한다. 그만큼 블로그라는 매체가 대중에게 영향력 있는 매체로 인식이 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건 2013년 가을. 내가 '갑상샘암'이라는 병에 걸려 투병생활을 시작하면서다. 처음 갑상샘암 진단을 받았을 때 갑상샘이라는 장기가 우리 몸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던 상황이었던 터라 두려움과 공포를 달래줄 정보들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다녔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속시원한 정보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양한 매체에서 너무 많은 정보가 검색되었고 대부분 수박 겉핥기 식의 두루뭉실한 정보들뿐이었다.
갑상샘암 수술을 받고 몸이 조금 회복된 뒤 블로그를 개설하고 갑상샘암 투병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느낀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치료를 받은 내용과 그 당시 나의 생각과 감정들까지 아주 세세하게 기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내 블로그를 방문했다. 나와 같이 갑상샘암을 이미 겪은 사람, 이제 막 진단을 받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 어머니의 갑상샘암 진단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자녀들. 사연은 다양하지만 '갑상샘암'이라는 병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블로그를 찾아온 사람들이 남겨주는 응원과 감사의 댓글 하나하나에 나도 방문자들과 함께 위로받고 있다는 걸 느끼며 '의료 블로거'가 돼 있었다.
2014년 2월 갑상샘암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돼 이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 됐다. 그래서 예전처럼 병원을 자주 갈 일이 없기 때문에 갑상샘암 관련 포스팅을 자주 할 일이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나는 '블로거'의 인생을 살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일상 대부분은 블로그에 기록되고 있었다.
갑상샘암 투병생활을 하며 시작한 '의료 블로거' 활동 갑상샘암 진단을 받은 2013년 여름.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하다가 넘어져 앞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가 썩어도 웬만해선 치과 문턱을 넘지 않는 나였지만 부러진 앞니를 보고는 치과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앞니를 치료하기 위해 치과 몇 군데를 갔는데 치과마다 권하는 치료방법이 달랐다. 양쪽 치아 2개를 더 삭제하고 브리지를 씌우자는 곳도 있었고, 임플란트를 권하는 곳도 있었다. 그렇게 몇 군데 치과를 다니다가 부러져 반밖에 남지 않은 내 치아를 그대로 다시 살려서 쓸 수 있다는 치과를 찾았고, 그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어려운 시술이었지만 치료가 잘 마무리됐다. 치과 규모가 제법 큰 곳이었는데도 브리지나 임플란트를 권하던 소규모 치과들에 비해 치료비도 적게 들었다. 그래서 더 만족했다. 이미 지난 경험이지만 치과에서 부러진 앞니를 치료했던 후기를 썼다. 내 블로그는 '의료 블로그'의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 주제에도 잘 어울렸고 치과 선택 잘못 했다가 수백만 원씩 쓰고 후회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좋은 정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