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균 국민모임 창당준비위원장.
권우성
- 정동영 후보의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다가 마지막에 의견을 바꾼 걸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정 후보는 국민모임의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출마 여부는 국민모임의 향후 방향에 큰 의미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생각이 일관되게 갈 수 없었다. 정 후보도 안 하겠다고 하다가 하겠다고 생각을 바꿨고, 우리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가 이번에는 어렵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결국 최종적으로 정 후보는 자기 결단에 의해 출마를 결정했다. 그러다보니까 조직 내부에서 정 후보의 출마를 인정할 것인가, 정 후보의 출마를 지금이라도 부정할 것인가 논쟁이 있었다.
정 후보의 출마를 반대하는 쪽은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이번 출마는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정 후보가 조직의 결정을 받지 않고 혼자 출마를 결심한 것을 사과했다. 그리고 출마를 한 이상 다시 뒤엎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 전당적으로 지원해 당선되도록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정 후보의 출마로 오해가 있었던 다른 진보세력과 연대, 공동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도 결정했고,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하게 됐다."
- 지난달 29일 창당발기인대회 이후 국민모임은 일주일 가까이 활동이 없었다. 내부 논쟁이 있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나?"내부 의견을 조정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정 후보의 출마 결정이 늦어지면서 다른 진보정당들과 선거공조도 재조정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출마 자체에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쪽은 여러 가지 의견이었는데, 이번에는 나가지 말고 내년 총선에 나가야 한다는 것과 당이 정 후보의 '사당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 아예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인에게 출마를 하지 말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국민모임 안에는 다양한 세력이 연합해 있다. 오랫동안 사회진보진영에서 활동했던 인사들부터 정치권에 오래 몸담은 사람도 있다. 서로 상이한 영역에 있었다. 그러니 경험들도 상이하다. 그들이 하나로 융합돼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이에서 긴장이 발생하지만 조직은 활발한 논쟁이 일어나고 긴장이 있어야 건강해진다.
물론 그런 긴장과 갈등을 잘 해결하지 못하면 파탄이 날 수 있다. 서로 소통하면서 해결하면 조직을 탄력적으로 만드는 동력이 된다. 이번이 그런 과정이었다. 그동안 활동이 중단되고 내부의 논의를 알리지 못한 것에는 사죄해야 할 점도 있다. 더 많이 논의하고 소통해서 국민모임 정신에 합당한 활동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의당과 노동당에 사과"- 국민모임은 어제 창준위 인선을 발표하고 정상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국민모임의 첫 선거인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중앙당 차원에서 총력지원체제를 구축해 후보를 지원할 것이다. 최근 관악을 선거를 놓고 정동영과 문재인의 대결, '친노'와 '비노'의 싸움인 것처럼 언론에서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데, 그건 정 후보 출마의 핵심적인 이유를 가장 잘못 해석한 것이다.
친노-비노의 문제가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중요한 문제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아니다. 정말 대다수의 국민들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이윤 중심의 세상, 시장만능 신자유주의 시대를 끝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새정치연합은 더 이상 서민과 노동자들을 위한 정당이 아니다. 그런 야당을 대체하기 위한 첫 싸움이 바로 이번 선거다."
- 관악을에서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나?"정의당, 노동당, 노동정치연대와 함께 긴밀하게 '4자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 속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
- 그 논의에서 정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로 단일화가 가능한가? 단일화 방식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원칙적으로는 모든 경우가 가능하다. 4자협의의 논의가 가장 중요하다. 다른 진보정당의 후보도 지지할 수 있다. 우리가 앞으로 가져가야할 가치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광주에 천정배 전 장관과 강은미 정의당 후보가 출마했다. 우리가 지지하는 것은 강은미 후보다. 애초 천 전 장관을 우리가 영입하려고 했지만 사실상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확고하게 강 후보를 지지한다. 단일화 방식은 별다른 게 없다. 4자협의 안에서 정의당과 노동당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연대와 공조를 펼쳐 나가면 어렵지 않게 합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 노동당의 경우는 정 후보 출마에 불편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정 후보와 내가 곧 노동당을 방문한다. 사실 우리가 후보를 낼 것인가 말 것인가 논의가 길어지면서 함께 공조하기로 한 노동당에게 혼란을 줬다. 정의당에게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혼선을 줬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성명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유감이고 사과를 표한다."
- 단일화 문제를 넘어서 정 후보가 출마한 관악을에 국민모임의 사활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가 선거운동을 시작했는데 현재 판세는 어떻게 보나?"분위기는 잘 모르겠다. 여론조사를 얼마나 믿어야 할지도 잘 모른다. 대강의 추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양기환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해서 선거지원단을 구성했다. 중앙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서 고통 받는 서민, 노동자들과 연대하면서 선거에 임할 것이다."
- 다른 지역에 추가로 후보를 낼 계획은 없나?"다른 곳에 후보를 내는 것에 더 이상 연연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진보세력간의 연대를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