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될 때까지 행동해야죠"6일 오후 안산 경기모바일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정부 합동분향소 단체 조문을 하는 동안 이 학교 최승혁 학생회 회장이 단체 조문을 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박호열
"세월호 1주년이 다가오는데도 진상규명이 안 됐습니다. 긴 시간이 아닌데도 안산 시민들 일부도 잊은 것 같아 안타까워요. 희생된 친구들을 기억할 수 있는 추모 행사를 전국 각지에서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잊지 않고 기억하고,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 최승혁 경기모바일과학고등학교 학생회 회장안산 경기모바일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6일 오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안산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를 단체 조문했다.
이번 단체 조문을 실행한 이 학교 학생회장 최승혁(모바일 비즈니스과 3학년)군을 이날 만났다. 최군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 당한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같은 또래다.
최군은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분향소를 찾기 전까지는 단원고 친구들과 부모님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리지 못했고, 또 와닿지도 않았다. 하지만 분향소를 찾은 후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한다. 영정을 통해 본 친구들의 모습은 최군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이후 최군은 행동하기 시작했다.
"학생회장으로서가 아니라 제 마음으로 느낀 것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세월호 조문'을 위해 최군은 지난 3월 중순부터 학생회 간부들과 반별 명단을 갖고 1학년부터 3학년까지 30반을 일일이 돌아다녔다. 많은 말이 필요 없었다. 자신이 느낀 세월호에 대해 설명하고 그 자리에서 자발적인 참가 신청을 받았다.
발로 뛴 학생회... 1~3학년 331명 단체조문 신청 발로 뛴 결과, 전교생 873명 가운데 1~3학년에 걸쳐 모두 331명이 단체조문을 신청했다. 6일 91명을 시작으로 7일 90명, 8일 150명이 3일간 학교 수업이 끝난 후 버스로 합동분향소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참가 신청을 받는 동안 학교는 아무런 간섭도 개입도 하지 않았다. 학생회의 자발적인 단체 조문 조직을 존중했다. 이 학교 교문에서 인사를 나눈 교감 선생님도 옷깃에 세월호 배지를 달고 있었다.
이 학교 구희현 교사는 합동분향소까지 학생들의 인솔 책임을 맡았다. 그는 "아이들이 의젓하고 대견해 교사로서 너무 뿌듯하다"며 "세월호 참사가 아이들에게 자기 아픔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교육적 관점이나 삶의 좌표에서 큰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교사는 "개인적으로는 교사로서 지난해 4월 16일 그 자리에 있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교사로서의 의무와 양심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이라는 점에서, 단원고 선생님들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