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에 버린 입맛 때문에 2차로 찾은 선술집의 푸짐한 삼치 한 상 차림.(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임현철
봄철, 도다리와 주꾸미가 제철입니다. 도다리 쑥국은 먹었습니다. 그러나 주꾸미는 아직 먹질 못했습니다. 지난 번, 쌈밥에 밀려 주꾸미를 놓쳤거든요. 그래, 주꾸미에 필이 꽂혀 있었습니다. 마침, 저녁 먹자는 지인에게 집에서 가까우며 새로 개업한 주꾸미 집을 제안했습니다. 좋다더군요. 친구까지 불러, 저번에 놓친, 봐뒀던 주꾸미 전문점으로 '룰루랄라~ 고고 씽'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뭔가 '쎄~' 했습니다. 인테리어가 신세대 취향. 머릿속에, 불판 위에 자글자글 익는 주꾸미를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피자 등과 함께 나오는 신세대 취향의 주꾸미 체인점이었지요. 아이들과 함께 먹기엔 제격. 하지만 어른들이 안주 삼아 먹기엔 아니었지요. 일단 먹어보자, 시켰지요. 그래도 속으로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눈앞에 나온 음식을 보니, "이걸 어쩌?" 한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주꾸미는 익혀서 다른 주전부리와 함께 나오더군요. 그것도 주꾸미 대가리는 구경하기 어려웠습니다. 주꾸미, 밥에 비벼 먹는 것으로 만족하자 생각하고,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먹으면서도 주꾸미가 생각나면 들르곤 했던 식당의, 불판에 지글지글 끓는 주꾸미 생각이 떠나질 않는 겁니다.
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