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마시는 삼보일배단이아름씨(왼쪽에서 세 번째)와 시민들이 삼보일배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소중한
"도움 준 분들, 언젠가 보답하고파"자매는 삼보일배 행렬 맨 앞을 지키는 모형 세월호에 직접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삼보일배. 팽목항~광화문. 30만 (번의) 절. 이 땅 위의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님께. 이 땅 위의 모든 희생자 분들에게. 세월호 304명 희생자 모든 분들에게. 이 땅위의 모든 국민 여러분에게. 30만 (번의) 절 올립니다. 이 땅 위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하여. 세월호 인양과 진실규명을 위하여.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이날 처음 삼보일배 행렬에 동참했다. 다리가 불편한 김미숙(30, 광주 남구)씨는 앞서 가는 이들의 걸음에 맞춰 휠체어를 타고 전진한 뒤, 고개를 숙였다. 김씨 역시 포항 자매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도보순례에 참여했었다.
김씨는 "나처럼 휠체어를 탄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런 곳에 혼자 오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같은 마음을 갖고, 같이 가자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날 삼보일배 행렬에 동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의 삼보일배와 어제 서울에서 있었던 삭발식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반면교사(反面敎師)'라고 적힌 노란 깃발을 직접 바느질해 부녀에게 건네기도 했다. 삼보일배 첫날부터 행렬 맨 뒤를 따르던 '검은 반면교사 깃발' 대신 부녀는 이날 처음 '노란 반면교사 깃발'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이호진씨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기에 힘을 얻어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가족보다 더 두터운 정을 느낄 수 있는 고마운 분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1시간, 하루, 10일이라도 자신의 시간을 써 준 고마운 분들에게 한국어로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말을 아직 찾지 못했다"며 "도움을 준 이들에게 언젠가 보답할 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화문 도착을 목표로, 4일에도 삼보일배를 이어가는 부녀는 이번 주 중 광주에 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