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일 강화군 선원면에 위치한 한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남소연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는 선거용 점퍼가 두 개다. 하나는 인천 서구에서, 또 하나는 강화을 지역에서 입는다. 서구 검단에서는 당의 공식 의상인 파란색 점퍼를 입는 반면, 강화 지역으로 선거 운동을 하러 갈 때는 기호와 이름만 큼지막하게 적힌 흰색 점퍼로 갈아입는다. 강화 주민들에게만 건넨다는 명함도 따로 있다. 명함 상단 왼편에 기입된 '새정치연합'이란 글씨는 좁쌀보다도 작다.
신 후보는 "아무래도 강화 어르신들 민심이 새정치연합에 우호적이지 않다 보니 당 색깔을 최대한 빼고 다닌다"라며 "반면 검단은 야당세가 강하니 당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십여 년 간 인천 서구·강화을 국회의원 선거에 세 번 출마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란다. 이번 4.29 재·보궐 선거는 네 번째 도전이다.
그가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신경 쓰며 전력을 다하는 이유가 있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여당이 우세하지만, 이번만큼은 야당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양 후보 지지율 차이가 5%포인트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당 표밭'이라 불리는 강화에서의 선전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는 강화 출신이 아닌 데다가 지역 기반도 없기 때문에 몰표를 얻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신 후보는 "실제로 지역 주민들을 만나보면 눈빛이 예전과 다르다"라며 "'이번엔 신동근'이라는 여론이 퍼져있는 듯하다, (역전) 가능성이 있다"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지난 2일 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신 후보와의 일문일답.
"지역 민심, 급조된 '떴다방' 반대... '이번엔 신동근'"- 새정치연합이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역전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최근 일부 언론에서도 이곳이 의외의 접전 지역이라고 보도하지 않나. 실제로 저희가 현장에서 뛰어보면 상당히 (역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든다. 일단 저를 향한 동정이 바닥 민심에 깔려 있다. 네 번째 나왔으니 찍어줄 만하다는 것이다. 또한 여당이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후보로 출마시킨 게 지역 주민의 민심과 이반된다. 나름 명성은 있지만 시장직을 수행할 당시의 평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급조된 '떴다방' 후보에 반대해서인지, '이번엔 신동근'이라는 여론이 퍼져있는 듯하다.
기본적으로 인천 서구에 속하는 검단은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젊은이가 많이 유입돼 야당 성향을 띄고 있다. 2012년 총선·대선 때 인천 서구는 야당이 이겼다. 하지만 강화에서 몰표 현상이 나와서 최종적으로는 졌다. 즉, 검단 투표율이 높게 나오고 강화의 몰표 현상이 완화되면 야당 후보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를 보면 강화에서도 야당이 선전할 수 있다고 본다."
- 전통적으로 여당세가 강한 강화에서 '해볼 만하다'며 기대를 거는 근거가 있나."강화에서 몰표를 얻으려면 삼박자를 고루 갖춰야 한다. 강화 출신, 새누리당 소속, 그리고 지역에서 기반을 닦은 후보여야 한다. 안덕수 전 의원은 이 세 가지가 맞아 떨어져서 몰표 현상이 나타났다. 안상수 후보는 새누리당 소속이긴 하지만 나머지 조건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여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강세는 아닌 것이다.
최근 만나는 지역 사람들도 이번에는 제가 당선될 것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 치러진 조합장 선거 후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신동근이 만만치 않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제가 주민들 인사를 다녀 봐도 지난 총선 때보다 반응이 좋다. 어르신들 손을 꼭 붙잡고 '꼭 부탁드린다'라고 하면, 대부분 웃으면서 좋게 반응 하시더라. 눈빛이 다르다. '여기는 절대 지지자 빼곤 다 신동근이야'라는 응원도 들어봤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가능한 당 색깔보다 개인 역량과 노력을 진정성 있게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