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보육원 명예훼손 소송 대법원서 패소

보육교사·CBS·도의원 등에 손해배상 청구... 3월 26일 대법원서 기각

등록 2015.04.03 18:23수정 2015.04.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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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들이 여수보육원의 정상화를 촉구하며 2014년 6월 기자회견을 펼치고 있는 모습
시민단체들이 여수보육원의 정상화를 촉구하며 2014년 6월 기자회견을 펼치고 있는 모습심명남

3명의 보육교사 해고로 촉발된 여수보육원이 해직 보육교사와 CBS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여수보육원은 서울남부지법에 해당 보육원에 근무한 해직 보육교사 두 명과 CBS 재단 본사, 고영호 CBS 기자, 천중근 전남도의원에 명예훼손으로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13년 12월 1심 때 여수보육원이 일부 승소 했지만 2014년 10월 2심에서 패소했다. 이어 2014년 11월 대법원에 상고해 지난 3월 26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최종 판결이 났다.

대법원은 "적법한 상고 이유가 없다"며 여수보육원이 제기한 명예훼손에 대해 '원고청구 기각' 판결을 내렸다. 보육원이 패소한 2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본 것.

앞서 2012년 2월 여수MBC가 여수보육원 관련 제보를 받고 그 실태를 보도한 뒤 2012년 3월 보육원 조사단과 여수지역 사회복지협의체가 합동 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회계장부 부실관리, 보조금 부정 지출, 보육사 부당해고 등 총 42건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시민단체는 보육원 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에 나섰고 일부 언론은 이를 보도했다. 이후 여수보육원은 고발로 맞섰다. 고발당한 사람은 보육교사 2명을 비롯해 언론사, 기자, 시의원, 도의원, 노동계, 시민단체 등 12명에 이른다. 해고된 보육교사에 대해서는 형사 소송도 제기했지만 무혐의로 판결났다.

"끝까지 승소해 꼭 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수보육원 소속 구봉복지재단이 보육원 원장을 공개모집해 신임원장을 발표했다. 이를두고 소송 진행 당사자인 윤미숙 원장이 갑자기 일본으로 간 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여수보육원 소속 구봉복지재단이 보육원 원장을 공개모집해 신임원장을 발표했다. 이를두고 소송 진행 당사자인 윤미숙 원장이 갑자기 일본으로 간 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심명남
해직교사 김원혜씨는 "고통의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면서 "아이들을 위해 내부고발을 한 건데 그것을 형사에 이어 민사까지 이어져 너무 억울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저희로 인해 언론인까지 싸잡아 민사를 걸어 너무 괴롭고 힘들었지만 진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벌인 꼼수인 줄 알기에 끝까지 승소해 진실이 무엇인지 꼭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승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저희가 여기까지 오기에 너무 힘들었는데 변호사님 외 대책위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결과를 통하여 사회복지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 보육교사들이 좀 더 존중받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또 전남CBS 고영호 기자는 "승소해 기쁘다"면서 "대책위를 비롯 여수MBC, 오마이뉴스는 1심에서 승소한 반면 도의원과 보육교사, CBS 측은 처음부터 패소해 얼토당토않게 1000만 원씩을 물어내라고 판결한 데 대한 일종의 역전승이었다"라면서 "향후 나머지 분들은 처음부터 이겨 저희보다 훨씬 가볍고 명료하게 끝날 것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여수보육원은 <오마이뉴스>와 <여수MBC>를 비롯, 시의원, 민주노총 순천시지부장 등 7명을 서울서부지법에 명예훼손으로 1억1000만 원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2014년 6월 1심에서 패소했다. 보육원은 2014년 7월 고등법원에 항소해 4월 10일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한편 여수보육원에서는 2월 20일자로 윤미숙 원장이 사임하고 공개모집을 거쳐 이창규 원장(여수시 사회복지과 출신 퇴직공무원)이 취임했다. 이창규 신임 원장은 대법원 패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3월 20일부터 출근해 업무파악이 안 되어 있다"면서 "소송 건은 재단법인 측 사무국에서 처리할 것으로 안다, 자세한 진행상황에 대해 아직 보고받은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수보육원 #여수보육원 패소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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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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