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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머리를 깎으려고 단골미용실에 갔다. 그러나 주인아줌마는 안 보이고 생면부지의 약간 젊은 아줌마가 맞았다.
"머리 깎으시게요?"
"그럼 미용실에 머리 손질하러 왔지 그냥 놀러 왔겄슈?"
나의 조크에 그 아줌마는 깔깔 웃었다.
"일루 앉으세요."
한데 베테랑답지 않게 가위를 든 손이 자꾸만 바들바들 떨리는 게 아닌가!
"아니 왜 그렇게 벌벌 떨어유? 그러고 보니 아줌마는 미용사 경헙이 별로 없는가 봐유?"
나의 이유 있는 지적에 얼굴이 금세 홍당무로 바뀐 아줌마는 그렇다며 웃었다.
"근디 쥔 아줌마는 어딜 갔기에 아줌마처럼 초보자가 내 머리를 깎는 거유? 그러다가 자칫 잘못해서 내 귀라도 자르면 어쩌려구......"
그러자 주인아줌마는 근처에 볼 일이 있어 갔기에 자신이 대신한다며 염려 말라고 했다. "하여간 '맹구'나 '영구' 머리는 안 되게 잘 깎아 봐유." 그럼에도 그 아줌마는 여전히 벌벌 떨었다. 머리를 얼추 다 깎았을 즈음 마침내 주인아줌마가 등장했다.
그러더니 거울에 비친 나를 보더니 꾸벅 인사를 하자마자 약간 젊은 아줌마가 들었던 가위를 빼앗았다. 그리곤 단 두 번의 가위질만으로 나를 자칫 맹구나 영구 머리에서 '탈출'시키는 것이었다.
"역시 아줌마 솜씨는 명불허전이네유~!"
나의 칭찬에 두 아줌마는 동시에 웃었다. 이어 머리를 감겨주었는데 그 몫은 또 약간 젊은 아줌마가 맡았다. 함구한 채 머리만 감아선 그 아줌마도 심심하겠다 싶어 평소처럼 '재치 있는 농담'을 했다.
"실례지만 결혼은 하셨슈?"
"제가 결혼을 늦게 하는 바람에 올해 제 아들이 다섯 살인데... 왜요?"
"아니 혹시 미혼인데 아줌마라고 부르면 실례일 듯 싶어서유."
나의 농에 그 아줌마는 또 웃었다.
'웃음이 경쟁력이다'라는 건 누구라도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거나 행동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웃음은 경쟁력인 동시에 마케팅 시대의 필수품이기도 하다.
경비원이 직업인 나는 오늘도 야근이다. 그렇지만 나는 근무하면서도 웃는 게 습관화되어 있다. 그러하기에 회사 직원들은 물론이요 입주하여 늘 보는 이들 역시도 나만 보면 덩달아 웃는다. 그렇게 잘 웃은 덕분에 작년엔 회사에서 주는 모범사원 상도 받았지 싶다.
언젠가 읽은 책에서 행복의 시계는 웃음의 벽에 걸려 있고 희망의 노래는 웃음의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는 글을 보며 무릎을 친 적이 있다.
"모든 날 가운데 완벽하게 실패한 날은 웃지 않은 날이다." - 프랑스 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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