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거란 예상은 했으나 좀 더 알아보고 싶었다.
픽사베이
학교생활을 물어볼 때면 뭔지 모를 편하지 않은 느낌만을 전달하면서 나를 말똥말똥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일단은 덕이에게 더 이상 물어보지 않는 것이 덕이를 돕고 보호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기에 대하여서는 전문가를 찾기로 했다. 치료가능 여부를 구체적으로 알아 보고 싶었다. 전문가 선생님은 발달장애를 지닌 아이들은 보통 경기를 일으키며, 학교에서 스트레스가 심하면 더 자주 일으킨다고 말씀하셨다. 어떻게 덕이를 도울 수 있는지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건강할 수 있도록 음식을 골고루 잘 먹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약 잘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현실적으로 덕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원인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보았다. 만4세 때부터 덕이는 사람을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까 일단 누구에게든 쉽게 다가간다. 그 사람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것은 나중 일이었다. 같은 반 아이들이나 학원에서 함께 하는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상대 아이들의 생각으로는 덕이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짝지어 이행하는 학습에서도 문제가 생기니 좀 피했던 것 같다. 새 학기여서 아이들도 제 각각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다보니까 덕이를 챙길 수도 없었다.
거기에서 오는 소외감과 학습을 적절하게 이행하기 못함으로, 아직은 완전히 덕이의 몸과 정신에서 빠져나가지 않은 "난 못해요"가 덕이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해서든지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받으면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선생님을 '사탕만큼' 사랑한다던 덕이고모 : "덕아, 사랑하는 덕아∼ 덕이는 학교 선생님을 얼마만큼 사랑할까?, 하늘만큼, 아니면 수박만큼 또는 사탕만큼?"보통 덕이와 유사한 친구들에 질문을 할 때에는 "상대가 너를 얼마나 사랑해주니?"보다는 "너가 상대를 얼마나 사랑하니?"라고 바꾸어 물어본다. 덕이가 부담 없이 말하게 되고, 덕이가 느끼는 만큼 상대도 애정정도를 알 수 있다. 이런 질문 방법은 몇 년 동안 덕이를 잘 관찰 한 결과에서 온 효과였다.
덕이의 대답은 "사탕만큼"이였다.
고모 : "응~그러면 덕이는 짝꿍친구는 얼만큼 좋아하니? 사탕만큼? 아니면 수박만큼∼"나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한다.
덕이 : "하늘만큼"담임선생님의 도움으로 착하고 나름 힘 있는 친구를 덕이의 짝꿍으로 해주셨다.
고모 : "와우∼그렇구나! 덕이는 좋겠다. 그런 짝꿍이 있어서 나도 저번 날에 덕이 짝꿍 만났을 때 좋았었는데... 덕이도 그 짝꿍을 좋아하는구나?"덕이 : "좋아요"고모 : "그러면 짝꿍하고 선생님 말고 반에 다른 친구들은 덕이를 얼만큼 좋아할까?"덕이 : "싫어해요"고모 : "반 친구들이 덕이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니?"덕이 : "싫어해요"고모 : "아이구 저런 덕이는 반 친구들을 좋아하고 싶을텐데 반 친구들이 싫어해서 어쩌지?"덕이 : "몰라요, 싫어해요"이쯤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왜 싫어한다고 생각하니', '아이들이 덕이에게 어떻게 해 주었으면 좋겠니?' 등의 심각한 질문들은 잠시 멈추었다. 내가 심각하게 물어보면 덕이가 큰 문제라고 인식하게 될 수 있다.
가끔 사람들은 본인의 궁금증이나 호기심 때문에 상대가 더 이상 말하길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그 상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정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한다면 상대의 입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더 이상 내가 궁금한 점들은 덕이에게 물어보지 않고, 자기표현 잘하고 착해 보이는 짝꿍에게 물어보기로 하고 덕이의 감정만 풀어주었다.
고모 : "고얀것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이렇게 멋진 덕이를 싫어한단 말이야, 나중에 덕이가 태권도 관장님이 되면 어쩔려고 그치?"덕이 : "응, 태권도 관장님 될거야."고모 : "나중에 태권도 관장님이 되면 다 혼내줄까?"덕이 : "좋아."고모 : "고모 어렸을 때도 덕이처럼 반 아이들이 고모를 싫어했었는데 지금은 그 친구들이 고모를 좋아한단다. 덕이도 건강하게 태권도 열심히 해서 친구들이 좋아하게 해 볼까요?"덕이 : "응"누구나 자기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본인과 같다고 할 때에 갖게 되는 안도감. 아마도 내일부터는 덕이의 짝꿍에게 자주 로비해야 할 것 같다. 덕이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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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이가 쓰러졌어요"... 반 짝꿍에 로비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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