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케시 강가 주변의 작은 마을에서 요기를 만나 손짓발짓으로 대화를 나눴다. 요가의 본고장 리시케시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변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송성영
리시케시는 1960년대에 비틀즈 멤버가 그들의 영적 스승인 마하라시 마헤시 요기를 만나러 올 무렵부터 서구 세계에 널리 알려져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그 후 수많은 외국인이 몰려들었고 그에 발맞춰 요가 센터나 아쉬람들이 곳곳에 들어섰다. 하지만 사람들이 몰려드는 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그 순수성을 잃어왔다는 것이다.
그의 말은 리시케시 모습의 전부라 할 수 없다. 하지만 명상과 요가의 본 고장이라 일컬어 오고 있는 리시케시의 순수성이 30여 년 사이 변하고 있는 것 만큼은 사실인 듯싶다. 그 어느 곳이든 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변화의 급물살을 타기 마련이다. 리시케시 강가 곳곳에서 진리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무소유의 요기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고 묘사돼 있는 책, <히말라야의 성자들>(정신세계사 1989년 번역)들에 소개돼 있는 리시케시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요기들은 어디에서 수행을 하고 있나요?""대부분 히말라야 주변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나는 그에게 어떤 수련을 하는지 묻고 싶었지만, 영어가 짧아 깊이 있는 언어 소통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긴 수염의 요기와 함께 손짓 발짓으로 몇 마디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지나가던 몇몇 사람이 몰려 들었다. 낯선 외국인에 대한 인도 사람들의 호기심은 외국인들의 발길 잦은 리시케시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의 수련 단체들에게서도 자본화되어가고 상업화돼가는 모습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어느 수련 단체에서는 돈을 많이 내는 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여긴다. 수련비가 싸면 제대로 수련에 전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질을 멀리해야 마음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음에도 돈과 마음 수련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이 수련한 ○○○'식으로 현수막을 내거는 수련 단체도 생겨났을 정도다. 대통령이 수련하든, 거지가 수련하든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데 신분의 높고 낮음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더구나 그 수련법을 익혔다는 대통령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 고통 받는 사람을 더욱 고통에 몰아넣는 악질이었다. 그 수련법을 가르친 사람이 엉터리이거나, 그 대통령이 엉터리 수련자인 것이다.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의 기본은 거짓 없는 참 마음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베푸는 마음, 자비심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참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단체조차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켜 눈앞에 닥친 물질적인 이익만을 바라는 자본화, 상업화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