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20년 몸담았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 4·29 보궐선거(광주 서을) 출마를 선언했다.
소중한
문 대표는 천정배·정동영이라는 두 명의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야권 강세 지역에서 어쩌면 새누리당보다 더 껄끄러운 상대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냈고, 당의 중진이자 대표적인 호남 출신 인사다. 이들은 모두 '제1야당 교체'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왔다. 현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칼날은 새정치연합을 향해 있다. 야당을 교체해 차기 2017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게 두 사람의 최대 명분이다.
천 전 장관은 지난 17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야당은 수권대안세력으로 비전을 상실했고, 이걸 전면적으로 쇄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새정치연합이 아닌 시민후보로 서구 주민들에게 직접 신임을 얻고, 그 힘으로 호남 정치의 새 판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표를 향해서도 "당의 대표이거니와 최대 계파의 수장이고, 대권 주자로서 지지율도 가장 높다"라며 "객관적인 위치로 봐서 당 문제에 책임이 가장 크다"라고 날을 세웠다.
정동영 전 장관 역시 지난 30일 출마선언에서 "제1야당 교체를 위해 저를 도구로 내놓고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라며 "관악을 선거는 '이대로가 좋다'는 기득권 정치세력과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 간의 한 판 대결"이라며 "관악구민은 (새누리당) 158석이 159석이 되느냐, (새정치연합) 130석이 131석이 되느냐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출마로 한 지역구 의석이 걸린 선거가 아닌 야권의 판이 바뀔 수 있는 선거가 된 것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조영택 후보(광주 서구을), 정태호 후보(서울 관악을)가 이 두 사람을 상대한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냐, 새로운 세력이냐'를 선택하는 문제로 흘러가게 되면 이번 선거는 사실상 '문재인이냐 아니냐'를 선택하는 선거가 된다. 광주 선거의 경우는 호남의 민심이 그를 인정할 것인지가 달려 있고, 또 야권 후보만 5명이 출마하는 관악 선거는 그에게 야권 재편의 키를 맡길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정면승부하는 문재인... "한편으로 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