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사 입구 머릿돌에는 ‘남북평화통일기원’ 이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호국불교 흥국사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엿보인다
심명남
25일 아침에 짐을 챙겨 나섰다. 흥국사 입구에 도착해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다. 천년 고찰 흥국사를 둘러보고 진례봉 정상을 오르는 코스를 선택했다. 주변에 여수산단이 있지만, 이곳은 산단의 공기와는 사뭇 다르다. 공기가 안 좋을 거란 생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주차장 입구 머릿돌에는 '남북평화통일기원'이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호국불교라더니 그에 걸맞는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릴적 학교에 다닐 때 불렀던 노래가 생각나 흥얼거리며 걸었다.
흥국사 새북소리 맑게 울리며 아침햇살 찬란히 완도령 고개 거북선 거느리며 나라 지키던 곳보람에 우리고장 알뜰히 가꾸자
어느덧 흥국사에 도착했다. 절에 들어서니 대웅전 입구 봉황루를 보수 중이다. 이를 중창불사라 부르는데 신축이 아닌 개축이란 의미다. 흥국사는 조계종 화엄사에 딸린 절이다.
고려명종 26년인 1196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 수행할 곳을 찾아 다니던 지눌은 '이곳에 절을 지으면 흥한다'는 신령한 노승의 말에 따라 지금의 자리에 절을 세우고 흥국사라 이름 지었다. 당시 무인정권의 압제에 피폐해진 승려들로 하여금 '수행과 실천'을 위한 모임인 정해결사를 태동시켰다.
흥국사는 두 번의 큰 시련을 맞는다. 한번은 몽골군의 침입으로, 또 한번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대웅전을 제외하고 모두 불탔다. 당시 법사에는 건물이 30동이 넘었으나 모두 불타 현재 십여 채가 존재한다. 이후 인조 2년인 1624년 계특선사가 재건해 약 40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순신 장군 관할한 의승 수군본부... 흥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