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경북 고령군 우곡면 우곡교 아래 강물이 녹조현상으로 온통 녹색을 띠고 있어 마치 '녹차라떼' 같아 보인다. 녹조라떼이다.
조정훈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4대강 사업은 홍수 예방과 식수 확보를 목표로 추진됐다. 시작부터 문제가 제기된 이후, 2011년 구미 단수사태가 벌어졌고 오늘날에는 매년 강물을 뒤덮는 녹조가 골칫거리로 남았다. 보를 건설하면서 강물이 흐르지 못하는 것이 녹조 발생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책에서는 국토부 예산 1조 6635억 원이 건설사 담합으로 인한 부당이득으로 사라졌다고 언급한다. 이는 2012년 3월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4대강 담합 조사결과 보고서'에서 지적한 사항을 인용한 것이다. 매년 유지관리비로 5794억 원이 책정된 것도 과다한 지출로 포함됐다.
현재 무용지물이 된 자전거도로에는 무려 618억 원이 들었다. 낙동강 칠곡보 인근 농경지에서 주민들이 하천 수위 문제로 농사를 짓지 못하자 보상비로 예산 50억 원을 투입했지만, 국토부는 이를 4대강 유지관리비로 책정하지도 않았다. 그 외에도 많은 사례로 꼼꼼하게 살펴본 4대강 사업은 그 자체로 이미 거대한 재앙과도 같은 상태다.
국민 안전을 담보로 비리가 저질러진 원자력 발전 사업도 실태를 들여다 보면 심각성이 결코 만만치 않다. 지난 2013년, 산업부와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에 불량 케이블을 납품한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부품의 시험 성적서 위조와 대규모 금품 로비로 자격 미달의 부품이 승인, 공급되어 1200억 원의 케이블 교체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케이블 교체 작업으로 신고리 3호기와 4호기는 완공이 최소 1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체 동안 원전 가동 중지로 인한 손실도 약 1조 5706억 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원전 완공 지연 비용을 합산하면 실질적인 피해액은 5조 2876억 원으로 늘어난다.
금전적 손실도 문제지만, 안전한 운영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불안한 원전은 천천히 작동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사고가 발생한다면 인명피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다.
"구름 같은 이야기를 하고 그러느냐."MB정부에서 벌인 어처구니없는 사업의 실상을 읽고 있자면, 지난해 연말 측근과의 송년회에 참석하기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여기서 말한 '구름 같은 이야기'는 자원외교 국정조사 증인 출석 여부와 관련된 발언이라 맥락은 다르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동안 추진한 각종 사업들에 대한 표현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뜬구름 같이 허황된 정책에 신기루처럼 사라진 수십조 원의 예산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허망함에 탄식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국민에게 '비용'으로 남은 남자, MB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