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갈랄랑의 카페여행자들은 카페에서 계단 논을 감상하며 음료수를 마신다.
노시경
계단식 논은 경사가 아주 급한 지역에 농사를 지으면서 만들어진 논의 형태이다. 이런 경사가 심한 계단식 논이 발리에 많은 것은 발리 섬 한가운데에 3000m가 넘는 고봉과 산악지대가 있고 그 주변은 대부분 경사진 비탈이기 때문이다.
발리는 섬의 규모에 비해 많은 인구가 살고 있어서 이러한 비탈에는 대부분 농경지가 만들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골짜기의 비탈진 곳에 층을 이루며 들어선 논을 다랑논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다랑논 위에 야자수를 가져다 장식해 놓은 듯한 풍경이다. 하지만 논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아도 이곳은 정녕 아름다운 곳이다.
발리인들의 생명과 노동의 터전이었던 이 언덕은 이제 뛰어난 미감(美感)을 발산하는 장소로 바뀌었다. 발리인들의 일상이 빚어졌던 언덕이 이제는 서양인들을 불러들이는 아름다움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분명 인간이 만든 작품을 보며 감탄하고 있지만 그 작품이 자연을 배경으로 해서 더욱 아름다운 것 같다.
계단식 논이 곡선을 이어가며 그리는 정경은 마치 한 설치 미술가가 언덕을 배경으로 큰 작품을 그려놓은 것 같다. 급경사 언덕의 계단 논이 그려내는 곡선은 유려하고 부드러운, 아름다움의 최고 경지 속에 있다.
농사만을 짓던 뜨깔랄랑이 '관광지'로 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