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천궁맞이에서 임지영이 신장을 하고 있다.
하주성
현해탄을 건너 일본에서 온 무녀
19일 오전 일찍부터 수원시 팔달구 창룡문로(지동) 한 집에서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다. 전날부터 정성을 다해 전안(신령을 모셔놓은 신당)에 갖가지 과일과 음식을 준비해 놓은 사람들은, 집주인인 고성주(남, 61세)와 그의 신딸인 이정숙과 이유진, 그리고 신의 손녀 등 모두 9명이 굿판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 중 이날 '맞이굿'을 하는 무녀 송미영(여·49)은 일본 요코하마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전날 한국으로 나왔다. 송미영은 1년 전쯤은 2014년 4월 10일 이 자리에서 고성주에게 내림굿을 받고, 신아버지와 신딸의 관계를 형성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19일 고성주의 전안에서 자신의 첫 맞이굿을 올리게 된 것이다.
'맞이굿'이란 신을 모시고 있는 무격들이 가장 큰 굿으로 여기는 굿이다. 이 굿은 일 년에 한 번, 혹을 2~3년에 한 번씩 거행하는데, 많은 제물을 차리고 외부에서 전악(악사)과 무격들을 초청해 하루 동안 굿을 하게 된다. 이 맞이굿은 자신이 신령을 모신 전안에서 하는 것이지만, 일본이라는 특성과 많은 사람들을 일본으로 부를 수가 없어 한국으로 나와 굿을 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