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섭 남동구 혁신팀장이 히말라야 임자제 등정에 성공한 후 플랜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영숙
김 팀장은 1992년 교통사고를 당했다. 동료직원 네 명과 승용차로 이동하다 버스와 부딪힌 것이다. 깨어나 보니 병원이었다. 갈비뼈 세 개가 부러지고 무릎과 머리 등, 온몸을 다쳤다. 동승한 직원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그 뒤로도 골병에 든 것처럼 계속 아팠다. 뼈는 붙고 병원에 가면 달리 나타나는 증상은 없었지만,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전에는 계단을 내려올 때 난간을 붙잡지 않으면 못 내려왔어요. 관절이 좋지 않고 움직이지 않으니 살은 찌고 점점 게을러지기 시작했죠.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2005년부터 근력운동을 시작했습니다."스트레스 해소 겸 헬스와 수영을 시작한 김 팀장은 집 주변에 있는 소래산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학교 다닐 때 산을 좋아하긴 했지만 잊고 있다가 그렇게 다시 산과 만났다.
"인터넷 사이트 '한국의 산하(www.koreasanha.net)'에 '인기 명산 100'이라는 코너가 있어요. 100대 명산을 인기 순으로 정리해놨는데 70여개는 다녀온 것 같습니다. 아내하고는 50개 정도 다녔고요."김 팀장 혼자 등산하는 게 걱정돼 등산을 시작한 그의 부인도 이제 산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김 팀장 가족은 지리산ㆍ설악산 종주에 이어 2012년 말에는 가족 4명이 함께 안나푸르나 푼힐 트레킹을 다녀오기도 했다.
겨울 덕유산, 봄 한라산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산에 간다는 김 팀장 부부는 올해는 경상도에 있는 산에 다녀볼 계획이라고 했다.
"처가가 영암이라 오며가며 전라도나 충청도에 있는 산은 다녔는데 경상도에 있는 산은 많이 못 갔습니다. 특히 올해 가야산을 꼭 가볼 생각입니다."등산 마니아인 김 팀장에게 추천해줄 산을 물으니, 온 천지가 솜사탕처럼 눈으로 쌓인 겨울 덕유산과 꽃이 만발한 봄 한라산을 추천했다.
산에 오를 때면 잡념이 없어지고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김 팀장은 "매주 산에 가는 이유는 일주일간 있던 일을 반성하기도 하고 돌아오는 일주일을 편하게 준비하면서 체력 회복도 하기 위해서예요"라며 "산에 가면 기분이 좋고 머리가 맑아져요. 천천히 시작해보세요"라고 등산을 권했다.
등산ㆍ원정ㆍ등정이란 표현보다는 '산에 간다'는 표현이 더 좋다는 그는 "날씨가 좋지 않으면 산이 허락하지 않기에 사람이 산에 오르는 게 아니라 산이 받아주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설 명절에 히말라야에 가느라 충청도 보령에 계시는 어머님을 못 뵈었다는 김 팀장은 이번 주말에는 어머니와 대전 현충원에 모신 아버지를 뵈러 내려간다고 했다. 올라오는 길에 계룡산에 갈까, 생각 중이라는 김 팀장에게 산은 없어서는 안 될 산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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