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아빠를 보고 웃는 딸 이서육아가 아무리 힘들어도 이 웃음에 다 잊는다.
연응찬
최근 몇 주 동안 매 주말마다 처와 본가에 들러 시간을 보내다 보니 느끼지 못했다. 이서가 소위 '빡센' 아이가 되어 있다는 것. 요즘 이서는 끊임없이 사방을 돌아다니고 의자를 짚고서 혼자 일어서려다가 굴러 넘어지기 일쑤다.
'콩' 혹은 '쿵'하는 소리와 함께 우는 아이를 보면 귀엽기도 하지만, 얼마나 아프면 저렇게 서럽게 울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기분이 좋을 때는 혼자서도 잘 놀지만, 기분이 별로일 때는 아빠, 엄마에게 안아 달라고 칭얼거린다. 혼자 놀더라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곁에 계속 붙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아내는 한 주를 보내고 완전 지쳐 버렸다.
인내심이 많은 아내가 이유식을 먹이다가 아이를 '콩'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했다. 아내는 정말,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았다. 그래서 토요일에 혼자 영화를 보고 오라고 했다. 아내의 외출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뭔가 남다름을 느끼며 속으로 긴장했다.
사실 이번 이서와의 둘만의 시간은 내가 조금씩 반칙을 써서 쉽게 넘겼다. 내 꼼수는 다름아닌 '아기띠'였다. 이서 엄마가 나가자마자, 아기띠에 이서를 안고 계속 돌아다니며 재웠다.
내가 앉으면 이서가 깨기 때문에 계속 서있어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MBC <무한도전> 다시보기를 보며 나름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왠지 모르게 아이에게 괜한 죄책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이와의 시간을 함께 공유하기보다 잠깐 떼우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