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수산물 중단 조치하라!지난 1월 21일 서울시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시민단체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재개에 반대하며 집회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정대희
-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가 자국민에게 정보제공을 제대로 하고 있나? "일본 정부는 사고 직후에도 방사능 구름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SPEEDI'라는 시스템의 데이터를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사람들이 방사능 구름이 흐르는 방향으로 대피해 오히려 더 피폭됐습니다. 당시 수습과정에서도 정부는 '제어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현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118명의 아이가 갑상샘 암 '악성 또는 악성 의심'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87명이 수술을 받고 갑상샘 암으로 확정됐습니다. 게다가 수술 결과에서는 7할이 림프절 전이를 하고 있어 악성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방사선 영향으로 볼 수 없다'라고 말했고, 언론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 일본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후쿠시마현에는 '유리 배지(Glass Badge)'라는 게 있습니다. 이 배지는 방사선 관리 구역에서 일하는 근로자용 개인 피폭 선량 측정기입니다. 이것을 주민들에게 배포해 피폭량을 직접 측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피폭이 대단한 일이 아닌 것처럼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이 배지는 정면의 방사선에 대해서는 정확히 측정되지만 후쿠시마처럼 신체의 주변의 방사선을 조사할 경우 30~40% 낮게 측정됩니다. 이것을 센터에서 조사해 밝혀냈습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 위험 정보교류)'이라 부르며 다양한 집회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피폭은 별것 아니다', '방사선을 신경 쓰면 오히려 건강에 더 나쁘다' 등이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정보 제공을 제대로 하지 않을 뿐더러, 거짓 정보를 의도적으로 흘리고 있습니다."
- 피해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많은 자녀를 둔 부모, 특히 어머니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방사선 피폭의 영향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경제계, 자치 단체장 및 지역 경제계, 유력자 등이 '소문이 피해를 조장한다', '부흥에 방해가 된다'라며 불안감마저 말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정부는 주민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피난 지정을 해제해 배상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고향으로 귀환하는 사람, 귀환하고 싶어도 인프라 부족으로 귀환할 수 없는 사람, 배상이 중단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귀환하는 사람, 자기 부담으로 피난, 이주를 진행하는 사람 등 주민이 분단되면서 지역 커뮤니티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힘들어 하며 자살하는 노인도 있고, 임시 가건물 주택에서 몸 상태가 나빠져 숨지는 노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 일본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동일본 전역의 아이들 350명에 대해 400회 소변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매우 넓은 범위에서 아이들의 오줌에서 세슘(Cs-134, 137)이 검출됩니다. 지난해에는 후쿠시마 다테시(伊達市)의 유치원 아이들의 거의 전원의 소변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약 60%의 어린이들에게서 0.2~0.7베크렐/L의 세슘이 검출되었습니다. 도쿄와 사이타마 현 등에서도 검사를 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후쿠시마 다테시의 아이들에게서 세슘이 검출되는 비중과 수준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다테시의 유치원 아이들은 몇 개월을 두고 2회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아이 오줌의 세슘 수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설문 조사를 살펴보면 다테시의 부모들이 음식에 나름대로 주의를 주고 있었습니다. 흙과 먼지 등 호흡을 통한 영향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 연구조사결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일본 관동지역 28개 지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18개 지역의 아이들의 소변에서 세슘(Cs-134, 137)이 검출됐습니다. 원전사고 이후 약 1000일간 조사한 결과입니다. 특히 이와테현 이치토세키시(후쿠시마로부터 약 165km)에 거주하는 4세 여아의 소변에선 4.5베크럴/L(2011년 9월 기준)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을 따져본 결과, 할머니의 밭에서 수확한 채소와 표고버섯, 산나물 등을 먹어 수치가 높게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집에서 재배한 말린 표고에서 검출된 방사능 수치는 1.1810베크렐/L 이었습니다. 하지만 1000일이 지난 후에도 아이들의 소변에서 세슘이 검출되었습니다.
다테시 지역은 제염작업을 진행한 지점의 방사능 오염 정도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민가 옆의 도로를 따라서는 1μSv/h를 초과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또, 민가의 정원이나 물받이의 아랫부분은 제염작업 이후에 1년이 경과했는데 오히려 수치가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흙먼지 등으로 재오염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0.3~0.4μSv/h의 방사능 수치가 나타나 호흡기로 인한 흡입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제염의 목표가 달성되자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염을 해도 다시 오염되는 현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실태를 무시하고 주민에게 귀환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 방사능 수치 및 소변검사 이외 연구조사한 분야가 있는가?"삼베를 실외에 10~14일 걸어 두고 부착한 세슘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는 공기 중 방사능 오염 조사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방법은 매우 쉽게 공기 중의 먼지 방사능 양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곳곳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있지만, 역시 토양 오염이 높은 곳, 피난 지정 구역 등에서는 공기 중의 먼지에서 방사능 농도가 높게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