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의 탁월한 요리실력에 힘입어 tvN <삼시세끼-어촌편>은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tvN <삼시세끼-어촌편> 누리집
전문 요리사 출연자가 요리하는 <냉장고를 부탁해> 역시 비록 처음 봤어도, 15분이라는 제한 시간 때문에 누구나 따라 해볼 만한 음식들이다. <오늘 뭐 먹지>에서도 비교적 손쉬운 음식을 만든다.
또 다른 공통점은 출연자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시세끼-어촌편>에서는 연예인이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의 일상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고 <냉장고를 부탁해>는 연예인 출연자의 냉장고 속을 보며 평소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오늘 뭐 먹지> 역시 신동엽과 성시경은 지난주에 술을 마셨다는 등 서로의 사생활을 장난스럽게 폭로한다.
'쿡방'이 주는 작은 위로
예능 프로그램의 기본 목적은 시청자에게 재미를 제공하는 데 있지만, 이 재미에는 사람들의 공감이 필요하다. 언어적·문화적·사회적 배경을 공유해야 내용을 이해하고 재미를 느낀다. 우리가 외국의 유명 예능 프로그램을 봐도 쉽게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다.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은 한국인의 정서와 사회상을 반영한다. MBC의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외로움의 정서를,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경제적 부담으로 결혼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저출산 시대를 반영한다.
그렇다면 '쿡방'의 인기와 맞닿아 있는 우리의 모습은 무엇일까. 학생은 대입 경쟁, 청년은 취업난, 중장년은 자녀 양육비와 노후 자금 마련 그리고 노인 빈곤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불안한 시대다. 사람들은 '쿡방'에 나온 평범한 음식을 따라서 해 먹기도 하고, 따라 하지 않더라도 '나도 할 수 있다'고 느끼며 '작은 위로'를 얻는다.
'쿡방'에 나온 음식을 만드는 데 그리 큰 비용이 들지 않을 뿐더러, 먹는 순간의 즐거움으로 잠시나마 경쟁과 불안에서 벗어난다. 화려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연예인들이 나와 비슷한 음식을 좋아하고 먹는다는 점도 '쿡방'이 주는 작은 위로 중 하나다. 대다수 사람이 TV에 나온 유명 연예인들의 호화로운 '의(衣)'와 '주(住)'를 보면서는 부러움과 박탈감을 느끼지만, '쿡방'을 보며 '식(食)'에서 만큼은 평등하다고 느낀다.
우리는 진정 '타인의 먹는 것'에 관심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