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 어떻게 읽을까.
free image
고모 : "덕아, 보물을 우리가 지금 찾고 있는데 가장 소중한 보물은 누구게?"덕 : (지금 고모가 무슨 소리를 하는가 싶은지 아무 말이 없다)고모 : "나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덕이 너란다."덕이는 여전히 말이 없다. 순간 나는 '앗, 나의 실수' 싶었다. 덕이에게 우선 보물이 무엇인지부터 설명을 해줘야 했다. 보물이 무엇인지 모르던 덕이는 대답을 못할 수밖에...
고모 : "덕아, 보물이 뭔지 아니?"덕 : "몰라요."고모 : "그것은 덕이 너처럼 아주 소중한 존재란다. 할머니나 고모는 덕이 너를 통해 기쁨을 느끼고 감사함을 알거든. 그러니 덕이가 할머니나 내게는 보물인 거야. 그것도 가장 중요한 보물 1호란다."이렇게 설명을 했음에도 덕이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나를 잡아 끌며 빨리 보물을 찾자고 했다. 덕이는 숨겨 놓은 보물을 빨리 찾아 상품을 타고 싶었을 것이다. 덕이가 내 설명을 이해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지만... 덕이의 특징 중 한 가지는 집착을 하면 그것에 대한 완전한 소유감이나 이해를 하기 전까지는 그 집착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었다.
"안돼!"보다는 존중을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덕이는 '선물'이나 '상'에 대해 대단한 집착을 보였다. 부모의 부재에서 오는 상실감이 더 컸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집착에 대해 "그러면 안돼!" 하고 덕이에게 말하기 보다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편이 덕이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됐다.
마치 꽃이 활짝 핀 후 저절로 떨어진 그 곳에서 좋은 열매를 맺듯 덕이의 집착에 대해 "나 또한 그렇다"고 표현함으로써 덕이를 안심 시켜주는 게 더 중요했다. 또한 가르치고 지도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건강한 성장이 힘들 수 있다. 어렸을 때 가장 중요한 사람에 대한 상실감을 지닌 사람에게는 온전한 자기 편과 자기를 보호해 줄 수 있는 믿음이 절실하다. 덕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리저리 아무리 보물찾기를 해봐도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모임 장소로 돌아왔다. 몇 명의 아이들은 보물을 찾아와 선물을 받아갔다. 아무것도 받지 못한 덕이는 시무룩해졌다. 그때 문득 떠오른 한 생각에 나는 원장님께 큰 소리로 말씀드렸다.
"원장님, 저는 가장 중요한 보물을 찾았어요!" 원장님은 "네?" 하시며 무슨 소린가 싶어 나를 바라 보셨다. "저는 보물 중에 가장 중요한 보물을 찾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덕이에요. 덕이는 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 1호예요"라고 답했다. 원장님께서는 나의 의도를 알아채시고 여유 있게 준비해 놓은 상품 중 하나를 덕이에게 주시며 센스있게 "그러고 보니 덕이가 정말 소중한 보물이구나!"라고 해주셨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원장님 덕분에 덕이는 매우 행복해하면서 상품을 받아 자리로 돌아 오자마자 앉기도 전에 선 채로 뜯어보았다. 흡족한 표정이었다. '선물은 분노를 가라앉힌다'는 말처럼 역시 선물은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행복 만점'인 소풍이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보물찾기 실패한 조카... 진짜 보물은 바로 너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