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액비농사는 버릴것이 없다. 점차 분해되어 맑은 액비만 남는다(오른쪽)
오창균
농사를 짓다 보면 곤충 피해를 입거나 생육 장애로 품질이 떨어져 버려야 하는 농산물이 나온다. 이것들은 하나도 버릴것이 없는 작물 액비가 된다. 신토불이(身土不二)와 같은 작물 액비는 밭에서 나온 농작물을 액비로 만들어 다시 작물로 되돌려주는 유기 순환 농사가 된다. 부작용이 없고 안전하며 꼭 필요로 하는 양분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고추만 모아서 고추 농사에 쓰는 고추 액비, 토마토를 모아서 만든 토마토 액비가 있는것처럼, 작물을 선별해 만들면 해당 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더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물론, 여러 작물을 한 번에 모아 만들어도 다양한 영양분이 종합적으로 들어있는 복합 액비가 된다.
액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을 담을 수 있는 큰 물통이 필요하다. 억센 줄기나 마른 풀은 완전히 분해가 잘 안 되므로 포대 자루에 넣어주면 우려낸 액비를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수분이 많은 상태의 농작물은 분해가 쉽게 되므로 통에 그대로 담아주면 된다.
재료를 물통에 넣고 물을 가득 채워주면 기본적인 액비 만들기는 완성됐다. 작물 액비를 만들때는 한 번에 많은 양이 없으면 생길 때마다 수시로 통 속에 넣어주고 뚜껑을 닫아 둔다. 다만 부패할 수 있으므로 천일염(소금)을 조금씩 뿌려주면서 재료를 채워주면 된다.
액비는 재료에 물을 넣어주기만 하면 자연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쳐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분해되는 시간을 줄이고 다양한 미생물을 증식해 여러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액비를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식혜와 물김치를 만드는 원리와 같다.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식혜는 도정을 하지 않은 겉보리의 싹을 틔워 발효한 엿기름으로 만들었다. 물김치는 천일염 소금을 넣어 만든 것으로 둘 다 미생물의 분해 활동으로 발효된 것이다.
3개월 이상 발효, 물에 희석해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