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받으시오~”하며 내게 매실주를 따르던 초등학교 5학년 막내아들 녀석도 ‘포경수술’에 관해 덩달아 한마디 거든다.
김종신
옆에서 "받으시오~"하며 내게 매실주를 따르던 초등학교 5학년 막내아들 녀석도 덩달아 한마디 거든다.
"아빠, 사람 몸에 칼 대는 것은 좋지 않은 것 아니에요?""포경 수술을 하면 위생에 좋다잖아~"아내가 삶은 꼬막 껍질을 벗기며, 막내아들의 말에 답한다.
"그래, 그래. 수술을 안 하면 청결하지 못한다고 하잖아~"자주 씻어야 한다고 말하자, 막내 아들은 "아빠, 우리에게도 내 몸을 제대로 간수할 권리가 있어요~"라며 내 눈을 또렷하게 바라보았다.
졸지에 우리 가족의 저녁 식사는 1998년 강수연, 진희경, 김여진 주연의 영화 <처녀들의 저녁 식사>처럼 '성(性)' 주제가 되었다.
나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아버지의 말 한마디로 형과 동생과 함께 비뇨기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남자 의사는 "간단한 수술이야~ 괜찮아"라며 저쪽으로 가보라고 턱으로 가리켰다. 수술대라고 적힌 작은 방에 들어가자, 여자 간호사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바지 내리고 누워"라고 말했다. 머뭇머뭇. 누웠다. 바지를 내렸다. 내 벌거벗은 아랫도리를 본 여성 간호사는 아주 덤덤한 표정으로 내 음경을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음경은 내 의사와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빳빳하게 섰다. 간호사는 대수롭지 않은 듯, 음경 옆으로 마취주사를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