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보가 설치될 예정이었던 현장멀리 하중도가 보이는 곳이 대덕보가 설치 될 뻔 했던 예정이다.
이경호
대덕보가 몰래 추가된 것이 알려지면서 대전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강력히 반발했다. 대덕보 설치 4km 이내에 대청댐과 보조댐이 있어 추가로 보를 설치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3개의 보도 계획돼 있는 상황에서 이용 목적도 부족한 대덕보가 추가 되는 일은 꼭 막아야 했다. 대덕보가 들어설 위치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였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하중도와 주변에 비오톱이 발달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했다. 접근성이 낮아 이곳을 찾는 시민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생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서식처였다.
추후 금강 유역 환경청이 2010년 2월 대덕보 환경영향평가서 심의를 보류하면서 꼼수로 추진하려던 대덕보 사태는 일단락됐다. 금강 유역 환경청이 생태계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5년 1월 대덕보가 설치될 뻔한 지역에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호사비오리가 발견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8일 갑천과 금강에서 호사비오리가 월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3월 8일 마지막 답사에서는 호사비오리를 확인하지 못해 북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사비오리는 물의 흐름이 있는 수심 1m 내외의 낮은 물에 서식한다. 이번에 확인된 금강과 갑천 지역도 하중도와 모래톱이 잘 유지된 곳이다.
대덕보가 건설됐다면 아마 호사비오리는 금강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여울이 사라지고 수심이 깊어지면서 서식 환경이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대덕보가 무산되면서 모래톱과 하중도 그리고 여울등이 보전돼 호사비오리는 2015년 무사히 금강에서 겨울을 보내고 북상했다. 조류는 매년 같은 월동지를 택하는 특성이 있어 다음 겨울에도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