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모일수록 머리가 빨리 기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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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 밖으로 나온 머리카락의 피지는 땀이나 기름기, 먼지 등과 결합한다. 이런 상태가 심화되면 머리카락의 올끼리 서로 들러붙기 쉽다. 이른바 떡이 되는 것이다. 직모는 머릿결이 곧다 보니 더 들러붙기 쉽다.
하지만 곱슬은 올들이 휘어져 있기 때문에 피지가 머리카락 전체로 고루 퍼져나가기가 쉽지 않다. 극심한 곱슬이 대부분인 흑인의 머리카락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시각적으로뿐만 아니라 실제 손으로 만져봐도 흑인들의 곱슬머리는 직모에 비해 훨씬 건조하다. 기름기가 그만큼 적어서다. 피지 그 자체의 분비량은 흑인이 백인에 비해 많은 편인데도 특유의 곱슬 때문에 머리카락은 기름기가 적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다.
신체의 은밀한 부위에 나는 체모들이 곱슬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머리카락은 직모인 사람도 겨드랑이 등의 털은 거의 예외 없이 곱슬 형태다. 체모가 곱슬일수록 해당 부위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데 유리한 까닭에 이런 형태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직모이든 곱슬이든 머리카락의 주성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같다. 손톱, 발톱의 주성분과 같은데, 머리카락 케라틴이 좀 더 탄력적이다. 헌데 성분은 같지만, 곱슬과 직모는 '태생'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태생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머리카락의 단면이다.
머리카락을 잘라보면 직모일수록 단면이 원형에 가깝다. 하지만 곱슬은 단면이 타원형이고, 아프리카 흑인처럼 심한 곱슬들은 단추 구멍 형태라고 할 만큼 단면이 납작하다. 머리카락의 단면이 이처럼 크게 다른 건, 무엇보다 모낭의 형태가 원형, 타원형, 단추 구멍 등으로 다른 탓이다.
직모냐 곱슬이냐에 따라 또 굵기에도 현저한 차이가 있다. 인체 조직이나 부위 중에서 사실 머리카락만큼 개인 별 편차가 큰 것도 드물다. 보통 직모가 굵은 경향이 있는데, 굵은 직모는 두께가 0.2밀리미터 안팎에 이를 수도 있다. 한편 곱슬이라고 다 얇은 건 아니지만 심하면 굵기가 0.02밀리미터 가량에 불과할 정도로 가는 것도 있다.
체모 가운데 머리카락의 숫자는 평균 10만 개 정도로 다른 부위를 다 합친 것보다 월등히 많다. 헌데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게 아니라, 색깔을 제외하고도 사람마다 곱슬 정도와 굵기 차이가 심한 등 다른 부위 체모에 비해 형태가 훨씬 다양한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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